황금연휴 이른 시간에 북새통 이뤄

키움 선수단, 끝까지 ‘팬 서비스’ 열심

팬들 “올해는 다치지 말고 시즌 잘 치르길”

[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황혜정 기자] “연휴요? 중요치 않아요. 선수들 배웅하러 왔죠!”

누가 키움히어로즈를 ‘비인기’ 구단이라 말할 수 있을까. 1군도 아닌 퓨처스(2군) 선수단을 보기 위해 장사진을 이룬 열성팬들을 본다면 말이다.

11일 오전 8시 40분, 이른 시각에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다. 이날 이 시각 키움 퓨처스 선수단은 대만 가오슝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선수단 버스가 공항에 도착하자 일반 여행객인 줄 알았던 사람들이 일순간에 카메라를 주섬주섬 꺼내 들더니 선수단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한다.

스마트폰 카메라부터 전문가 뺨치는 대형 카메라까지 각양각색 카메라가 총출동해 선수들을 쫓아다닌다. 그러나 일정 거리는 지킨다. 현명한 팬들의 질서정연한 자세다.

몇몇 팬은 선수들과 이미 안면을 텄는지 인사를 반갑게 주고받는다. 모든 선수가 플래시 세례를 받은 가운데 가장 인기 스타는 투수 장재영과 포수 김동헌. 이들이 등장하자 더 많은 팬이 갑자기 나타나 두 사람을 연신 찍어댔다.

비록 2군 출국이지만, 구단의 새 얼굴인 신인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고, 김동헌 임병욱 김태진 김선기 등 주축 선수들도 함께 떠난다. 그럼에도 북새통을 이룬 현장에 지나가던 여행객들도 ‘어느 구단이냐’고 물으며 기웃거렸다.

키움 팬인 20대 여성 A씨는 “주승우를 응원하기 위해 왔다. 인천공항 출국을 보러 온 건 처음인데 잘 다녀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배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국 프랑스로 돌아가기 위해 출국시간을 기다리고 있던 여행객 프랑수아 씨는 신기한 듯 쳐다보다가 “키움 히어로즈를 알고 있다. 야구단 아니냐”고 했다. 세계로 뻗어가는 키움 구단이다.

이른 아침부터 선수단을 반겨주는 팬들 덕분에 선수들도 상기된 표정으로 열심히 팬 서비스에 임했다. 셀카 요청에 잠시 쑥스러워하더니 곧 능숙하게 포즈를 잡고 팬 서비스를 했다.

신인 선수들도 벌써 팬덤을 형성했다. 신인 투수 김윤하 손현기 등이 팬들의 사인 공세에 시달렸다. ‘Z세대’답게 ‘핵인싸’ 포즈도 척척 해냈다. 국가대표 포수 김동헌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팬이 와주셔서 힘이 됐다”며 미소 지었다.

키움 팬 조수아(24·여)씨는 “비록 대만까지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배웅하며 힘을 불어넣고 싶었다. 연휴라 더욱더 올 수 있었다. 올 시즌엔 선수들 모두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완주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선수단은 짐을 부치고 출국장으로 향하기 직전까지 열성적으로 팬 서비스를 했다. 이른 아침부터 자신들을 응원하러 온 팬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자 성의다. 키움 구단이 젊은 감각으로 ‘팬 퍼스트’ 정신을 누구보다 잘 실현하고 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