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그룹 아일릿(ILLIT)의 신곡 ‘낫 큐트 애니모어(NOT CUTE ANYMORE)’가 미국 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곡을 배경음악으로 한 이른바 ‘후드잡샷 챌린지’가 틱톡, 유튜브 등 글로벌 숏폼 플랫폼을 강타하면서다.

‘후드잡샷 챌린지’는 후드 모자를 잡은 채 위에서 아래로 영상을 찍어, 마치 피사체가 열쇠고리(키링)처럼 매달려 움직이는 듯한 착시 효과를 주는 놀이다. 한국에서 시작된 이 챌린지는 신선한 앵글과 귀여운 매력으로 1020세대의 필수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미국의 ‘국민 영웅’이자 전 농구선수 샤킬 오닐을 비롯해 수천만 팔로워를 거느린 대형 인플루언서들이 잇따라 챌린지에 동참하며 판이 커졌다. 해외에서는 ‘NOT CUTE ANYMORE 챌린지’로 불리며 알고리즘을 장악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음원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곡명은 ‘NOT CUTE ANYMORE(더 이상 귀엽지 않아)’지만, 챌린지 영상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반전 매력이 포인트다. 여기에 원곡의 템포를 빠르게 조정한 ‘스페드 업(Sped up)’ 버전이 묘한 중독성을 일으키며 챌린지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

수치는 이 같은 열풍을 증명한다. ‘NOT CUTE ANYMORE’는 지난 16일 미국 유튜브 ‘일간 쇼츠 인기곡’ 차트에 33위로 진입한 뒤, 단 하루 만에 26위(17일 자)로 뛰어올랐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머라이어 캐리의 캐럴과 ‘Big Guy’, ‘CHANEL’ 등 쟁쟁한 글로벌 히트곡들이 포진한 차트에서 거둔 유의미한 성과다. 한국 차트에서는 이미 일주일 넘게 1위를 수성 중이며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글로벌 주요 차트 성적도 눈에 띈다. 발매 첫 주 스포티파이 ‘톱 송 데뷔’ 차트에서 미국 1위, 글로벌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빌보드 ‘글로벌 200’에도 2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 국내 음원차트인 멜론 ‘톱 100’에서는 100위권 밖에서 시작해 21위(18일 자)까지 치고 올라오는 저력을 과시했고, 애플뮤직 ‘오늘의 톱 100’에서는 11일 연속 정상을 지키고 있다.

발매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오히려 사용량이 급증하는 ‘역주행’ 패턴을 보이고 있는 아일릿. 트렌디한 음악과 숏폼 놀이 문화를 결합해 전 세계 Z세대를 사로잡은 이들의 글로벌 확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