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투산=김민규 기자]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야구입니다.”

지난해 출발은 좋았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 상대 타자의 강습 타구에 맞는 골절 부상으로 오랜기간 재활에 매진했다.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페이스를 잃었다. ‘성실·노력’의 대명사 NC 이재학(34)의 얘기다. 이재학은 “부상은 결코 핑계가 될 수 없다”며 올시즌 ‘재기(再起)’를 위한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이재학은 NC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 리드 파크 에넥스필드에서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좋았던 투구를 더 다듬으며 올시즌 마운드에서 믿음을 주겠다는 각오다. 그래서일까. 이재학은 캠프 기간 내내 마지막까지 남아서 스트레칭을 하는 등 훈련에 진심이다. 스스로 ‘성실과 노력’을 증명하고 있는 것.

이재학은 “준비한 대로 아픈 곳 없이 잘 만들어가고 있다. 불펜 투구나 기술 운동도 생각한 대로 잘 흘러가고 있다”며 “현재 내가 하는 야구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물론 과거도 중요하겠지만 나는 지금, 오늘 나의 야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 번의 불펜 투구를 하면서 지난해 좋은 투구를 했던 느낌을 되새기고 있다. 투구 수도 조금씩 늘려가면서 순조롭게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이재학은 “현재 48개까지 던졌고, 투구 강도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올리고 있다”며 “점검보다는 내가 지난해 다리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구위와 제구, 변화구가 다 괜찮았다. 다치고 나선 그 느낌을 다시 못 찾았는데, 올해 비시즌부터 준비하면서 좋았던 느낌을 찾고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은 기간 투구 수는 50개 정도까지 생각하고 있다. 투구 수보다 좋았던 내 공을 더 잘 던질 수 있는데 집중할 생각 뿐이다. 그 생각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1군 콜업을 받아 합류한 그는 부상 전 6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6월 상대 타자 강습타구에 왼발 중족골 골절 부상을 당해 오랜 기간 재활을 받았다. 8월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좋았던 페이스를 잃었다. 가을야구에서도 타구에 손등을 맞는 불운이 따르기도 했다. 당시 부상 투혼으로 이닝을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재학은 “부상은 결코 핑계가 될 수 없다. 타구에 맞은 부상이라 그냥 내가 운이 나빴다고 생각한다”며 “부상은 어쩔 수 없는 거라 생각하고 내가 해야할 일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내 숙제는 패스트볼 구위와 변화구 제구 등을 수정하고 더욱더 단단하게 보완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에는 내가 예민하고 신중하게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했다면 지금은 내 생각자체를 내려놨다. ‘이렇게 해 볼까, 저렇게 해 볼까’란 생각은 버리고 내가 준비한 대로 그 하나에 집중해서 훈련하고 있다”며 “궁극적인 목표를 설정해놓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최대한 이행하는 것, 루틴을 지켜가고 있다”고 했다.

‘성실과 노력’을 강조한 그는 그야말로 야구생활 교과서다. 회사원이 성실하게 회사에 다니듯이 야구선수가 직업인 사람이 야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이재학은 “야구를 잘하고, 못하고는 다른 문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기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구선수가 내 직업이다. 내가 야구를 잘하도록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일이다. 삶 자체가 야구다. 지금껏 그렇게 생활해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