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 기자] “그냥 농담이었어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말은 달랐다. 지난 달 독일 주간 시사잡지 슈피겔은 클린스만의 한국행 비화에 대해 다뤘는데, 모든 선임 과정이 ‘농담’에서부터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VIP구역에서 정회장을 만나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다면서요?”라면서 농을 던졌다. 당시 클린스만 전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으로 카타르에 방문했었다. 그때 정 회장은 그 농을 받고 돌처럼 굳었고 클린스만 전 감독은 “그냥 농담이었어요”라고 이야기했다는 게 슈퍼갤의 보도다.

슈퍼갤에 따르면 “진심인가요?”라고 정 회장이 되물었고, 다음날 도하의 한 호텔에서 다시 만난 둘은 대화를 나나눴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너무 걱정하지 마요. 오랫동안 둘이 알고 지낸 것 만으로 얼마나 좋습니까. 감독직 제안에 관심 있다면 다시 연락해요”라고 했다. 몇주 뒤 정회장에게 정말 전화가 왔다는 게 클린스만 전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다.

정 회장은 앞서 16일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을 발표하면서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벤투 전 감독 선임 때와 같은 과정으로 진행했다”고 했지만, 독일 매체의 보도와는 상충된다. 농담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더욱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선임이다.

결국 지난해 2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전 감독은 업무 태도 등으로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아시안컵 성적”으로 모든 걸 판단해달라 호소했지만, 4강 탈락 후 ‘내분’이 있던 선수단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결국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국과 결별했는데, 여러 매체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감독 생활에 본인은 전혀 문제가 없음을 언급하고 있다. 또 아시안컵 4강 탈락에 대해 그의 수석코치인 안드레아스 헤어초크는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로 인한 분위기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적반하장’,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