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걸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의 열애 소식에 상승세를 보이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주가가 출렁였다. 열애설 이후 27일 SM엔터 주가는 전일 대비 2800원 내린 7만79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7만67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날 1조9232억원이던 SM엔터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68억원이 증발한 1조8564억원이 됐다. 28일은 소폭 상승하며 1600원 오른 7만9500원으로 장 마감했다.

앞서 SM엔터는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로 주가가 내리치면서 이미 바닥을 다졌다. 증권가는 ‘저점 매수’ 타이밍이라며 이를 기회로 바라봤다. 이에 SM엔터 주가는 소폭 상향해 반등 중이었으나 결국 이번 카리나의 열애설 인정이 재를 뿌린 셈이 됐다.

상품성이 짙은 아이돌의 사생활, 행보가 엔터주에 영향을 미친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늘 이들을 둘러싼 가십에 엔터주는 휘청거린다.

◇ 아이돌은 ‘기업 가치’와 같아…주가 흐름 이끌어

지난해 YG엔터의 주가도 소속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들의 열애설로 한창 들썩였다. 지난해 5월 멤버 제니가 BTS 뷔와 파리에서 데이트 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당시 주가도 소폭 하락했다. 또 다른 멤버 리사가 태그호이어 최고경영자(CEO) 프레데릭 아르노(Frederic Arnault)과 열애 중이라는 내용이 해외 매체를 통해 보도됐을 때도 주가는 떨어졌다.

또 당시 블랙핑크는 재계약을 앞두고 있던 터라 기업과 주주들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블랙핑크 멤버들은 YG엔터와 그룹 재계약을 발표했지만, 개별 활동에 대한 별도의 추가 계약은 진행하지 않기로 협의하면서 멤버별 홀로서기를 택했다.

결국 잇따른 악재에 증권가도 현재 YG엔터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블랙핑크 개별 멤버 재계약 불발, 실적 감소, 신인 베이비몬스터에 대한 미미한 시장 반응에 성장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우려로 번지면서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중 처음으로 연결 기준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한 하이브도 27일 호재에도 불구, 하락세가 나타났다. 방탄소년단(BTS)과 세븐틴의 군 공백기, 음반과 음원 매출 감소 전망이 반영됐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27일 하이브에 대해 앨범 성장 둔화를 이유로 목표주가를 10% 하향 조정했다. 그는 “실적 전망은 그대로이나, 앨범 성장 둔화에 따른 산업의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목표 P/E(주가수익비율)를 13% 하향한다”면서 이에 따라 목표주가도 34만5000원에서 31만5000원으로 내렸다.

다만 이 연구원은 “7∼8월 올림픽으로 2분기에 주요 아티스트의 컴백이 집중되면서 1분기는 약 100억원, 2분기는 사상 최대인 약 11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6월 BTS 진의 제대 및 미국 걸그룹 데뷔로 실적과 모멘텀이 점증할 것이며, 주가 역시 이런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열애설·홀로서기 아이돌은 ‘하자’ 있는 상품인가

아이돌에 의존도가 높은 엔터주는 이들의 열애, 입대, 재계약 등에 흐름세를 보인다. 화제성이 높고, 상품성이 짙은 아이돌일수록 사생활, 향후 행보는 주가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그룹 내 주요 멤버의 열애설은 팬덤, 대중, 특히 개미와 기업에 큰 영향을 준다. 이에 몇몇 엔터사는 계약사항에 ‘연애 금지조항’을 기재하기도 한다.

실제 SM엔터와 함께 대형 엔터주인 YG엔터, JYP엔터 역시 소속 아이돌 멤버들이 열애설에 휘말릴 때마다 주가가 요동치곤 했다.

그래서 업계의 한 전문가는 “특히 열애설, 멤버 탈퇴, 재계약 불발 등은 상품으로 따졌을 때, ‘하자’와 같다. 대중들이 원하는 모습이 유지가 돼야 아이돌의 가치도 올라간다”고 했다.

이어 “국내 엔터 사업이 글로벌하게 대폭 성장하면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모습”이라며 “앞으로도 주요 멤버들의 개별 열애설, 사생활, 군입대, 제대 같은 것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내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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