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 기자] 더그아웃에서 새로 깔린 잔디에서 훈련하는 동료들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두 사람이 있다. 바로 키움 투수 장재영(22)과 외야수 이주형(23)이다.

두 사람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다. 장재영은 대만 스프링캠프 막판 팔꿈치 부상했다. 이주형도 스프링캠프 막판 허벅지를 다쳐 재활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이들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 명문구단 LA 다저스와 친선경기에 앞서 유니폼을 차려입고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냈다.

‘부상인데 왜 이곳에 와 있냐’고 짓궂게 물었더니 장재영은 “모르겠다. 감독님이 31인 명단 안에 넣으셔서 이곳에 왔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부상자도 빅리그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며 경험하라는 뜻으로 명단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의 배려인 셈이다.

“4월부터 캐치볼 훈련을 시작한다”는 장재영은 “개막을 앞두고 부상해 속상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운동해야 할 날은 기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장재영이 이날 더그아웃에서 유심히 볼 선수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아니었다. 그는 “투수만 유심히 볼 계획”이라며 “오늘 선발로 나오는 마이클 그로브가 (볼도 빠른) 좋은 투수라고 한다. 다른 투수들도 로케이션을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