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 기자] 역시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다.
키움 내야수 송성문(29)이 2타점 적시 2루타 포함 멀티히트를 뽑아냈다. 팀내 유일한 기록이다.
송성문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 LA 다저스와 친선경기에 8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2안타 2타점 맹활약했다. 비록 팀은 3-14로 대패했지만 유일하게 빛났다.
송성문은 큰 경기에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규시즌에 비해 포스트시즌 활약이 도드라져 ‘가을 성문’이라는 별칭이 따른다. 이날도 그랬다.
3회 알렉스 베시아가 던진 한복판으로 몰린 속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키움의 첫 안타이기도 했다.
7회에는 에반 필립스를 상대로 11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시속 152㎞짜리 하단에 꽂히는 속구를 그대로 때려내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폭발했다. 승부의 추가 기울어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대형 적시타였다.
송성문의 안타로 다저스 핵심 불펜 필립스가 강판했다. 필립스는 송성문에 점수를 내주자 얼굴이 시뻘개지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비시즌 동안 몸을 완벽하게 만들었다. 결혼이라는 큰 이벤트를 치렀음에도 철저히 자기관리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성적은 부진하다. 타율 0.111(18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요한 다저스전에선 대활약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송성문이 어제(16일)까지 타격감이 굉장히 떨어져 있었는데 오늘 경기를 계기로 올라오길 바란다. 겨울에 잘 준비했다. 개막에 맞춰 다들 정상적인 컨디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 후 송성문은 “평생 한 번 만나기도 어려운 ML 선수들과 경기해서 행복한 하루였다. 경기에 출전해 안타도 2개치고 내겐 기분 좋은 추억이 하나 생긴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아무리 이벤트 경기이지만, 내 안타 전까지 팀이 출루를 한 번도 못했다. 정규시즌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더니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2타점 적시 2루타를 뽑아낸 에반 필립스와 대결에 대해선 “필립스가 다저스 필승조라고 듣고 나갔는데, 영광으로 생각하며 타석에 섰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좋다”며 웃었다.
빅리거들을 상대했다. 그리고 뜻깊은 결과를 일궈냈다. 송성문은 “정말 많은 기대를 하고 왔는데, 역시 정말 다르구나를 느꼈다. 수비 입장에서 타구가 안 와서 아쉬웠지만, 같은 그라운드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웠다. 평생 잊지 못할 하루”라고 했다.
오늘 활약으로 더 큰 꿈이 생기지는 않았을까. 송성문은 웃으며 “큰 꿈은 생기지 않았다. 한국에서부터 잘하고 싶다. 그래도 빅리그 선수 상대로 좋은 결과를 낸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 시즌을 치르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t1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