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원성윤 기자] 한화 류현진(37)이 마지막 담금질을 끝내고 정규시즌 등판 준비를 마쳤다. 한화는 18안타를 폭발해 14-2로 대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17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이며 76개를 던졌다. 최고구속은 시속 144㎞.
컷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 등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을 점검했다. 외야수가 타구를 놓친 탓에 두 점을 내줬지만, 흔들림없이 이닝을 먹어치웠다. 강판 후 불펜으로 향해 부족한 투구수를 채우는 것으로 개막전 출격 준비를 끝냈다.
류현진은 1회말 리드오프로 나선 정훈에게 우전안타를 내주고 출발했다. 높은 속구에 타이밍이 늦었지만, 코스가 좋았다.
좌타자인 노진혁을 상대로 바깥쪽 높은 쪽 보더라인을 확인한 그는 커브와 커터를 같은 코스로 던져 스윙을 유도했다. 시속 112㎞짜리 각 큰 커브로 스탠딩 삼진을 잡아내 ‘컨트롤 마에스트로’라는 별칭을 증명했다.
1사 1루에서 빅터 레이예스에게 좌전안타를 내주고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전준우가 높은 공을 건드린 덕분에 아웃카운트를 늘린 뒤 유강남 마저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보내고 1회를 넘겼다.
2회부터는 몸이 풀린 모습이었다. 커브, 패스트볼, 체인지업을 능수능란하게 섞어 던지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말에는 불운이 겹쳤다. 2사 후 노진혁에게 던진 공이 되돌아왔지만 아웃카운트로 바꾸지 못했다. 이어 레이예스에게 다시 안타를 내줬다. 2사 1,2루에서 만난 전준우에게 또 높은 공을 던져 빗맞은 우익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그런데 한화 우익수 임종찬이 타구를 잃어버렸다. 제자리에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2루수 안치홍이 달려가 텅빈 그라운드에 떨어진 공을 집어들었다. 그 사이 주자는 모두 득점.
알듯 모를듯 한 미소를 지은 류현진은 유강남은 3구 삼진으로 솎아내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팀이 흔들릴 위기를 ‘에이스 다운 투구’로 잠재운 셈이다.
어설픈 수비로 2점을 내준 한화는 4회초 공격에서 4점을 뽑아 사실상 승부를 가르더니 5회초 7득점 빅이닝을 완성하며 에이스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류현진은 5회까지 특별한 위기 없이 이닝을 마쳤고, 한화도 14-2로 대승했다.
수비에서 실수한 임종찬은 3안타 4타점으로 최원호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롯데는 선발 에릭 윌커슨이 4이닝 10안타 7실점으로 난타당했다. 물 오른 한화 타선에 진해수(3실점) 전미르(4실점) 등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