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체중 60㎏의 성인 혈액은 약 5000㏄로 체중의 약 8%에 해당한다. 혈액은 심장에서 동맥을 통해 온몸 곳곳에 제대로 보내진 후 정맥을 통해 되돌아오는데 이때 종아리가 펌프 역할을 한다. 종아리근육(비복근·장딴지근)이 ‘제2의 심장’ 또는 ‘심장의 보조 펌프’로도 불리는 이유다.
인체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다리는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로 인해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의 상당수가 다리 주변에 고이게 된다. 종아리근육이 약화하면 펌프 기능이 떨어져 다리 쪽에 몰려있던 혈액이 위쪽으로 올라가지 못해 심장에 과부하가 걸린다. 또 이로 인해 혈류가 막혀 혈전이 생기면 치명적인 뇌졸중이나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다.
종아리 근육이 부실하면 심부정맥혈전증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이 질환은 하지정맥의 혈류장애로 정체된 혈액이 응고되면서 혈전(피떡)이 생겨 하지 피부색 변화, 하지 부종, 보행 시 종아리 통증 등이 나타난다. 특히 전체 환자의 30%에서 혈전이 폐동맥을 막아 호흡곤란, 실신, 청색증을 초래하는 폐색전증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약해진 종아리 근육은 표재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돌출돼 보이는 하지정맥류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종아리 근육통 등이 발생하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방치할 경우 혈액 순환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해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종아리 근육의 기능은 PPG(photopletysmography) 검사, 초음파 검사로 파악할 수 있다. PPG 검사는 종아리에서 혈류를 심장으로 얼마나 잘 밀어 올려주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초음파검사로는 근육의 뭉침 현상을 파악할 수 있다. 종아리 근육의 약화로 발생할 수 있는 하지정맥류는 역류에 따른 혈관 확장의 정도로 단계를 구분할 수 있다.
초기에는 1∼2㎜ 정도로 다리에 마치 거미줄처럼 옅은 실핏줄이 보이는 모세혈관 확장증과 푸른색 정맥이 보이는 망상 정맥류 단계다.
환자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지만 초기에는 보통 혈관경화요법으로 보기 싫은 혈관을 제거하는 치료를 하면 된다. 초기를 지나 푸른 힘줄이 세 줄기 이상 돌출되고 지름이 라면 면발과 비슷한 2~3㎜이면서 꼬불꼬불하면 3기, 힘줄이 우동 면발 수준인 4~5㎜이면서 여러 개가 뭉친 4기, 힘줄이 손가락 굵기 정도이면 5기다. 이 정도면 레이저수술 또는 고주파 수술이 필요하다.
레이저수술은 정맥 안에 카테터를 삽입한 뒤 레이저를 쏴 정맥을 열로 응고시켜 정맥류 증상을 개선한다. 고주파 치료는 전기고주파로 늘어진 혈관을 좁게 만들어준다.
최근에는 미세전류를 이용해 종아리의 뭉쳐진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증진해 하지정맥류까지 치료하는 엘큐어리젠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미세전류를 고전압으로 흘려보내 기존의 경피전기신경자극기가 미치지 못하는 혈관 깊숙한 부위까지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종아리 근육통과 하지정맥류의 증상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
하지정맥류는 증상 발현 시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평소 생활 속에서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는 등 예방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종아리 근육만 강화해도 하지정맥류를 비롯한 각종 정맥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루 5분 정도 종아리를 마사지하듯 주물러 주는 것이 좋다. 종아리 근육이 피로하지 않도록 매일 5분 정도만 마사지 해줘도 체내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몸이 따뜻해지며 면역력 또한 상승한다.
발뒤꿈치 들기 등 간단한 운동으로 종아리 근육을 강화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양손을 벽이나 의자에 대고 몸을 수직으로 세운 뒤 뒤꿈치를 들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방식이다.
<연세에스의원 심영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