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진보 정치의 상징이었던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원내 0석’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낳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다음날 전격적인 은퇴선언이다. 경기 고양갑에 5선에 도전한 심 의원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저는 21대 국회의원 남은 임기를 마지막으로 25년간 숙명으로 여기며 받든 진보 정치의 소임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주민의 신임을 받지 못했고 무엇보다 녹색정의당이 참패했다”라면서 “오랫동안 진보 정당의 중심에 서 온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척박한 제3의 길에 동행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은 국민 여러분에게 통렬한 마음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작은 정당 소속인 제게 3번이나 일할 기회를 준 고양 덕양구 주민께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심 의원은 이후 추가로 배포한 입장문에서 “온몸으로 진보 정치의 길을 감당해온 것에 후회는 없지만 잠재력을 갖춘 훌륭한 후배 정치인들이 마음껏 성장할 수 있도록 진보정당의 지속 가능한 전망을 끝내 열어내지 못한 것이 큰 회한으로 남는다”고 했다.

이어 “이제 한 사람의 시민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며 “진보정당의 부족함과 한계에 대한 책임은 제가 떠안고 가도록 허락해주시고 녹색정의당의 새롭고 젊은 리더들이 열어갈 미래 정치를 성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심 의원은 지난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경기 고양갑에서 19·20·21대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번 총선에서 5선에 도전했으나 18.41% 득표로 3위에 그쳤다.

고양갑은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후보가 45.3%로 당선됐고, 국민의힘 한창섭 후보가 35.34%로 2위를 기록했다.

심 의원의 낙선과 함께 녹색정의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하며 창당 12년 만에 ‘0석’ 원외 정당으로 전락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