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축구국가대표 미드필더 박용우(31·알 아인)는 4년 전 친정팀 울산HD(당시 울산 현대)가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8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할 때 함께하지 못했다. 김천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이었다.
2017년 FC서울에서 울산으로 적을 옮긴 뒤 주전 요원으로 뛴 그에겐 아쉬운 시기였다. 김천에서도 유의미한 시간을 보냈지만 아시아 챔피언 요원이 되는 건 그에게 또다른 꿈이었다. 울산에서 2017년 FA컵을 들어 올린 그는 지속해서 정규리그 우승에 실패하다가 2020시즌을 앞두고 입대했다. 2021년 하반기 전역한 뒤 이듬해 다시 주전 요원으로 뛴 그는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K리그 우승을 경험하고 A대표팀에도 승선하며 전성기를 향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여름 거액 연봉을 제시한 아랍에미리트(UAE) 명문 알 아인으로 적을 옮겼다. 울산에 애정이 컸던 그에겐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그럼에도 UAE로 떠난 그는 또다시 마법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시즌 현재까지 리그 19경기, ACL 10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하며 알 아인의 ‘신형 철퇴’로 거듭난 그는 바라던 ACL 결승전 무대에 서게 됐다. 알 아인은 2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있는 킹덤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ACL 4강 2차전(서아시아)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원정 경기에서 1-2로 졌다. 그러나 지난 홈 1차전에서 4-2 대승한 덕분에 합계 점수 5-4로 알 힐랄을 따돌리고 결승에 올랐다. 박용우는 1,2차전 모두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웃었다. 그는 결승 확정 직후 구단 소셜미디어를 통해 “행복한 밤이다. 우리는 결승으로 간다”며 환하게 웃었다.
애초 울버햄턴(잉글랜드)에서 뛰던 후벵 네베스, 라치오(이탈리아)에서 활약한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등 빅리거 출신 선수가 다수 포진한 알 힐랄이 우세하리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럼에도 박용우를 중심으로 알 아인이 알 힐랄의 공세를 막아냈다.
그는 울산 옛 동료, 구단 관계자와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 공교롭게도 또다른 4강전(동아시아)을 울산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가 치렀다. 박용우는 4강전을 앞두고도 울산에 연락해 “결승에서 함께 만났으면 좋겠다”고 응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 아인이 ACL을 제패한 건 2002~2003시즌이 마지막이다. 무려 21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그간 알 힐랄 등 다른 중동 클럽 기세 밀린 알 아인이 박용우와 함께 ACL 한풀이에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