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누가 신인왕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예측 불가다. KBO리그 신인왕 레이스는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40경기 넘게 치렀다. 이제 약 100경기만 남았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지만, 여러 이유로 신인 자격이 되는 선수들이 대거 그라운드에서 활약하고 있다.
의외로 눈에 띄는 신인 자원은 기존 선발 투수의 부상·부진으로 대체 선발 기회를 얻은 이들이다. KT는 무려 두 명의 고졸 신인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원상현과 육청명은 각각 1승씩을 거뒀다. 두 사람은 선발진이 대거 이탈한 KT를 씩씩하게 지키고 있다.
한화도 전체 1순위 황준서 외에 조동욱이 깜짝 활약(12일 키움전 6이닝 비자책)하며 신인왕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조동욱에게 한 번 더 선발 등판 기회를 주겠다”며 새로운 루키 등장을 반겼다. 황준서와 조동욱은 올 시즌 KBO리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을 나란히 따내며 역대 10, 11번째 대기록을 세웠다.
키움도 6년 차 중고 신인 김인범이 10경기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시속 140㎞가 채 안 되는 구속을 가지고도 수싸움과 제구력으로 승부를 하고 있는 김인범은 “신인왕이 내 목표”라며 향후 계속된 활약을 다짐했다.
불펜진도 막강하다. SSG 조병현이 22경기 2승 8홀드로 가장 눈에 띄는 가운데, 두산 고졸 신인 김택연이 최근 들어 제 모습을 되찾고 반등하고 있다. 김택연의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0.79(11.1이닝 1실점)에 불과하다. 롯데 전미르 역시 리그 초반부터 ‘폭포수 커브’로 화제를 몰고 오며 4홀드를 올렸다.
KIA가 리그 선두를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은 탄탄한 불펜진에 있는데, 그 중심인 KIA 불펜 곽도규도 신인왕 자격이 있다. 곽도규는 23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1.93, 1승 7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안타를 허용하는 비율이 0.179밖에 안 된다.
야수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LG 포수 김범석이 타율 0.323(65타수 21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905으로 가공할만한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LG 1라운드로 입단한 김범석은 드래프트 당시 LG 차명석 단장으로부터 ‘한국 야구 대명사가 될 선수’라는 극찬받았다. 데뷔 시즌 활약은 미미했지만, 2년 차인 올해 타격에서 재능을 만개하고 있다.
대졸 신인 키움 내야수 고영우도 타율 0.375(64타수 24안타), OPS 0.867로 꾸준히 잘해주고 있다. 독립야구 출신 한화 내야수 황영묵도 타율 0.325(80타수 26안타) OPS 0.774를 기록하며 한화 팬들로부터 ‘묵이 베츠’라는 별칭을 얻었다. 고영우와 황영묵은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새로운 얼굴들이 그라운드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보는 재미가 한층 더해졌다. 누가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활약할지 시선이 모인다. KBO리그 자체엔 호재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