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4선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마지막 카드’일까.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이 축구계 안팎의 거센 퇴진 압력에 말을 아끼는 가운데 총수로 있는 기업을 공식 파트너사로 선정했다.

KFA는 23일 ‘HDC, HDC현대산업개발과 공식 파트너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6월1일부터 2028년 5월31일까지로 4년이다. KFA는 ‘공식 파트너는 기존 나이키, 하나은행, 현대자동차 등 11개 기업에서 12개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은 공식 파트너 기업의 각종 권리를 획득했다. KFA 주최 각급 대표팀 경기마다 A보드 광고, 전광판 광고, 프로모션 활동 등을 할 수 있다. 축구대표팀을 활용한 기업 홍보도 가능하다.

HDC 정경구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축구의 성장과 성공을 함께 만들어가게 돼 기쁘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축구와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과 더 가까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등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KFA가 메이저 건설 업체를 파트너로 들인 건 긍정적이다. 다만 시기를 두고 볼멘소리가 나온다. HDC는 정 회장이 총수인 HDC그룹의 지주사다. 현대산업개발은 주력 사업체로 불린다.

정 회장은 지난해 승부조작 사범 등 축구인 기습 사면 사태를 비롯해 올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논란, 40년 만에 하계 올림픽 진출 실패 등이 맞물리며 퇴진 여론이 거세졌다.

지난 2013년 KFA 수장에 오른 그는 2021년 1월 3선에 성공했다. 내년 1월 임기가 끝난다. 이번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합류는 4선을 향한 마지막 카드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디딤돌도 놨다. 최근 단독으로 출마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에 선출돼 국제 축구 외교 무대에 복귀했다. AFC 집행위원회는 AFC 회장과 5명의 부회장,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6명(여성 1인 집행위원 겸직), 집행위원 18명까지 총 30명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도맡는다.

각 체육단체장은 3연임부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단체장이 국제단체 요직에 있으면 공정위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정 회장은 최근 이런 행보와 더불어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을 들여 천안센터 비용 및 현재 검토 중인 A대표팀 외국인 사령탑 선임 비용 등을 끌어내는 비전을 둘 수 있다. 다만 4선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좋지 않은 만큼 이를 바라보는 축구계 인사, 팬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