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한동안 한산했던 극장가가 다시금 활기를 되찾는 모양새다. 다양한 장르는 물론 완성도 높은 작품이 연이어 개봉하면서 관객들의 발길이 극장가로 향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가 활로를 뚫었다. 사춘기를 맞은 주인공 라일리에게 기존 감정인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에 더불어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 추가된 이야기를 다뤘다.

단시간 만에 전편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있는 이 영화는 개봉 3주차 주말에도 관객 100만명을 동원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개봉 20일 만에 누적관객수 600만을 기록하며 1000만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월트 디즈니에 따르면 ‘인사이드 아웃2’는 글로벌 수익 1조를 넘겼다.

‘인사이드 아웃2’가 관객의 시선을 극장가로 돌린 가운데 ‘하이재킹’과 ‘핸섬가이즈’가 강력한 입소문으로 뒤를 받치고 있다.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주연의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았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과 더불어 하정우, 여진구의 연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1일 개봉해 2주차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핸섬가이즈’의 기세는 놀랍다. 영화 ‘터커 & 데일 Vs 이블’을 한국식으로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평단의 호평에 이어 대중의 빠른 입소문으로 개봉 첫 주 만에 45만8890명을 돌파했다. 커뮤니티에는 뜨거웠던 ‘핸섬가이즈’ 극장 반응을 올리는 글이 많아지고 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극장에서 매우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는 게 전반적인 반응이다.

전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레전드 시리즈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세 번째 이야기인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 째날’ 반응도 기대 이상이다. 국내에서 확실한 마니아 층이 있는 이 영화는 꾸준한 관심을 받으며 개봉 첫 주 35만 관객을 돌파했다. ‘소리 내면 죽는다’는 설정으로 공포를 자극하며 “시간을 순식간에 날린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제훈과 구교환 주연 ‘탈주’도 7월 스크린 대전에 합류한다. 남한으로 귀순을 꿈꾼 비무장지대 소속 북한군 규남(이제훈 분)과 그를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추격을 다뤘다.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흐름 속에서 속도감이 상당하며, 후반부엔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는 메시지도 강렬하다.

연기 잘하기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충무로 영포티 기수 이제훈과 구교환의 연기 맞대결이 흥미롭다. 캐릭터로는 구교환이 연기한 현상의 관능미가 다소 우위를 점한다는 평가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요즘 극장가처럼만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사이드 아웃2’가 굳건한 상황에서 한국 영화도 기세가 좋다. 올 상반기를 보면 영화의 양극화가 상당히 심했는데,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그 격차가 줄어드는 모양새”라며 “좋은 영화가 많이 나오니까 관객이 영화관을 찾는다. 영화관에 대한 불안이 컸는데, 매우 희망적이다”라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