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장강훈 기자]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건 아쉽지만, 두산건설 로고를 달고 프로 대회에 출전한다는 설렘이 공존해요.”
‘국대 에이스’가 여엇한 사회인으로 새출발한다. 실력은 이미 검증했다. ‘무서운 10대’로 세계적인 기량인 언니들에 견줘 부족한 게 없다. 평정할 일만 남았다는 의미다. 프로 전향을 선언한 김민솔(18·두산건설)이 스포츠서울과 만나 ‘꿈’을 공개했다.
아직은 앳된 여고생이어서 한창 꿈꿀 나이다. 그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것이 버킷리스트”라고 강조했다. 이른 나이에 프로무대에 노크한 것도 이 때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조건을 묻자 “인성을 갖춘 선수”라고 답했다.
그는 “명예의 전당은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을 겸비해야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골프실력뿐만 아니라 배려와 겸손 등 ‘존경받는 선수’가 되기 위한 자신만의 방향성을 정립한 셈이다.
“보이지 않는 차이가 선수의 가치를 가르는 것 같다”며 “인성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켜보는 분에게는 보일 것”이라고 수줍게 말하는 눈빛에 진심이 담겼다.
때문에 골프의 매력을 ‘나눔과 성장’으로 꼽았다. 그는 “훗날 은퇴 후에도 ‘조용히 강한,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 이런 꿈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꾸준히 선수생활을 해야하는데, 절대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다. 골프에 나를 오롯이 던지려면 뒷받침해주는 분들이 계셔야 한다. 부모님을 포함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많은 분의 도움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꿈을 꾼다. “더 많은 후배가 멋진 골프 선수의 꿈을 꾸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목표는 그에게 지치지 않는 동력이다.
장타자로 알려진 김민솔은 아이언 샷과 어프로치, 퍼팅 등 모든 클럽을 기본 이상으로 다루는 선수다. 그는 “스윙하다가 갑자기 ‘탁’하고 얻는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을 실전에 적용해 성공할 때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며 “잘하는 선배들과 대회를 치르면, 그만큼 얻어가는 것도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프로무대가 기다려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루 평균 여섯 시간씩 훈련하다보면 지칠 때도 있다. “친구들도 각자 바빠서(웃음)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고 말한 그는 “영화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귀띔했다. 천만 관객을 넘긴 ‘파묘’는 두 번이나 봤다는 그는 “사실 머릿속에서 골프를 제외하면 남는게 없다”는 말로 ‘천생 골프선수’라는 것을 인증(?)했다.
김민솔은 “운전면허도 빨리 따고 싶고, 친구들과 스타필드에 있는 ‘어른들의 놀이터’도 가고 싶다”더니 “기회가 되면 복싱을 배워보고 싶다”며 웃었다.
이유를 궁금해하자 “복싱도 결국은 몸의 꼬임을 활용한 회전 운동에 가깝다. 힘을 싣는 과정도 그렇고, 순간적으로 체중을 이동할 수 있는 스텝은 골프 스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유를 공개했다.
골프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박인비의 묵묵함과 고진영의 승부욕 김효주의 명랑함과 리디아 고의 다재다능함 등을 체득하고 싶어 한다.
김민솔은 “두산건설 로고를 달고 KLPGA투어에 도전장을 내민 만큼, 최대한 빨리 자리를 잡는 게 1차 목표다.
늦지 않은 나이에 LPGA투어에 진출해 명예의 전당에 들 만한 실력을 갖춰야 후원사를 빛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태극마크를 반납한 아쉬움은 다음 올림픽 때 다시 달고 포디움에 서는 것으로 달래면 된다”고 자신했다.
꿈많은 소녀가 ‘슈퍼루키’로 화려한 데뷔를 꿈꾸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