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더블 밀리언셀러 그룹으로 성장해 하이브의 핵심 IP로 떠오른 그룹 엔하이픈(ENHYPEN)이 여름 컴백 대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오랜만의 정규앨범인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이들이 이번 신보로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얻을지 주목된다.
엔하이픈이 두 번째 정규앨범을 12일 오후 1시에 발매한다. 정규앨범으로는 ‘디멘션 : 딜레마’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총 10곡으로 꽉 채운 엔하이픈의 정규 2집 ‘로맨스: 언톨드’는 서로 정반대의 세계에 속한 ‘너’와 사랑을 나누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너’를 위해 충성을 바치는 소년의 이야기가 각 곡에 녹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 앨범 타이틀곡 ‘엑스오(XO)(Only If You Say Yes)’는 특별한 네가 허락하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소년의 마음을 풀어낸 팝 장르다. 다크하면서도 에너지감이 느껴지는 기존 엔하이픈 곡과 달리 달콤한 멜로디와 ‘엑스오’라는 가사로 반복되는 후렴구가 강한 중독성을 띤다.
최근 엔하이픈 멤버들이 출연한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엑스오’ 댄스 챌린지가 공개됐는데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새 앨범 공개를 앞두고 선공개한 ‘엑스오’ 챌린지 영상은 공개 반나절만에 주요 SNS 누적 재생 횟수 1000만을 훌쩍 넘었다.
특유의 세계관과 음악성을 중심으로 데뷔 후 지금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해 온 엔하이픈은 첫 정규앨범 ‘디멘션 : 딜레마’로 데뷔 1년 만에 첫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이후 지난 3월 발매한 전작 미니 5집 ‘오렌지 블러드’로 누적 판매량이 200만 장을 돌파, 더블 밀리언셀러 아티스트로 거듭났다.
앨범판매량뿐 아니라 엔하이픈은 공연으로도 고무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지난해 9월에 데뷔 2년 10개월 만에 도쿄돔에서 첫 단독 공연을 개최, 당시 K팝 보이그룹 중 데뷔 후 최단기간 도쿄돔 입성이란 기록을 세웠다.
올해 초까지 전개한 월드투어로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빌보드 박스스코어 연간 반기(2023년 10월 1일~2024년 3월 31일 기준) 보고서에 따르면 엔하이픈은 이 기간 월드투어로 약 19만 8000명을 동원해 티켓 매출액 3550만 달러(약 49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K팝 아티스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는 세븐틴이다.
엔하이픈의 정규 2집 ‘로맨스: 언톨드’는 또 한 번 이들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엔하이픈은 데뷔부터 뱀파이어라는 판타지적인 세계관에 자신들의 경험과 생각, 감정을 앨범에 담아내왔다. 이건 엔하이픈이라는 그룹이 가진 고유의 색이기도 하다. 그런 이들이 이번 정규 2집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꺼낸다. 앞서 ‘보더’, ‘디멘션’, ‘매니페스토’, ‘블루드’ 시리즈를 통해 이들은 다면적 세계를 마주한 뒤 자신만의 답을 찾아 동 세대에게 선언하고, 피로 연결된 운명공동체인 ‘너’를 위한 희생을 각오하는 이야기를 전개해왔다.
‘로맨스: 언톨드’를 통해 ‘로맨스’ 시리즈의 첫 장을 열게 된 엔하이픈은 또 다른 매력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낼 예정이다. 소속사 빌리프랩은 “엔하이픈의 한층 짙어진 음악색과 아티스트로서 진정성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멤버들의 의욕도 남다르다. 엔하이픈은 ‘로맨스 : 언톨드’의 콘셉트 트레일러를 단편 영화 형식으로 제작해 특별함을 더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멤버들이 데뷔부터 선보여 온 뱀파이어 세계관의 연장선이 담겨있다. ‘몸 값’, ‘콜’, ‘발레리나’를 연출한 이충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멤버들의 높은 앨범 참여도도 눈길을 모은다. 작사는 물론 작곡, 프로듀싱까지 앨범 제작 전반에 엔하이픈 멤버 전원이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새 앨범 수록곡 ‘하이웨이 1009’은 멤버 전원이 가사를 직접 쓰고 이들 가운데 희승 경우 작곡과 프로듀싱에 참여했으며, 멤버 정원은 또다른 수록곡 ‘헌드레드 브로큰 하츠’의 톱 라인을 만들어 엔하이픈만의 음악적 색채를 더욱 짙게 드러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데뷔 이후 뱀파이어 세계관으로 청량보다는 어둡고 짙은 색의 노래들을 선보여 왔다면 이번 ‘엑스오’로 로맨틱한 무드의 엔하이픈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데뷔 4년 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특히 여름 컴백인 만큼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