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지난 2014년 의료사고로 사망한 ‘마왕’ 신해철의 10주기를 맞아 지상파 방송3사가 추모 프로그램 제작에 돌입했다.
신해철에 대한 아카이브를 대거 보유한 MBC가 가장 적극적이다. MBC는 신해철이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데뷔했을 때부터 MBC ‘100분토론’,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2’(2005) 출연 당시 영상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라디오와도 연이 깊다. 신해철은 1989년 MBC 라디오 ‘우리는 하이틴’을 통해 DJ로 발을 디뎠고 이후 1990년부터 ‘밤의 디스크쇼 신해철입니다’(1990~1991)를, 1996년에는 ‘FM음악도시 신해철입니다’(1996~1997)를 진행했다.
1997년 영국으로 떠났다 2000년 귀국 후 2001년부터 인터넷 라디오 ‘고스트스테이션’을 진행하며 ‘마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고스트 스테이션’은 2003년과 2008년에는 SBS에서, 2003년~2007년, 2011~2012년까지는 MBC 라디오에서 ‘고스트네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전파를 탔다.
MBC 시사교양국은 이런 아카이브를 대거 활용한 다큐멘터리를 기획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음악도시’, ‘고스트네이션’ 등을 통해 신해철과 연이 깊은 라디오국 남태정PD 등의 도움을 받아 기획방향을 잡았다. ‘고스트네이션’과 얽힌 추억이 있는 시청자들과 1995년 넥스트 콘서트에 초청받은 동성동본 커플, 고인의 도움으로 음악을 할 수 있었던 인디밴드들의 사연도 접수 중이다.
KBS는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를 통해 신해철 특집을 준비 중이다. 고인의 기일인 10월 27일 전후 방송을 목표로 출연진을 섭외 중이다. SBS도 11일부터 방송되는 ‘과몰입 인생사’ 시즌2를 통해 고인의 생애를 조명할 예정이다.
고인의 기일인 10월 27일부터 28일에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추모 공연도 열린다. 아내 윤원희 씨가 대표로 몸담고 있는 넥스트 유나이티드가 공연을 진두지휘한다. 넥스트 유나이티드는 신해철의 IP(지식재산권)에 대한 모든 권리를 보유한 업체다. 앞서 넥스트 유나이티드는 지난 5월, 신해철의 56번째 생일을 맞아 인공지능 기반 기술로 개발한 ‘AI 신(新)해철’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이틀동안 열리는 공연에 참가할 아티스트들을 섭외 중이다. 신해철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었거나 신해철의 음악에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들이 출연할 전망이다.
고 신해철은 지난 2014년 10월 17일 장협착 수술을 받은 뒤 심정지로 쓰러졌다. 이후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한 채 열흘 뒤인 27일 4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사인은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 및 패혈증이었다.
고인은 음악 활동 외에도 각종 방송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사회 현안에 대한 매서운 입담을 전하기도 했다. 간통죄폐지, 학교체벌금지, 대마초 합법화 등, 다채로운 의견을 날카롭게 풀어내 ‘마왕’, ‘교주’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100분 토론’을 진행한 손석희 전 JTBC 사장은 신해철에 대해 “뛰어난 가수이자 논객”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