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된 구영배 큐텐 대표가 싱가포르 기반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직에서 사임했다고 큐익스프레스가 27일 밝혔다.

큐익스프레스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 이사회는 26일 구 대표가 회사 CEO직에서 물러났다고 내부적으로 발표했다.

후임에는 마크 리 큐익스프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임명됐다. 마크 리는 큐익스프레스 CFO와 CEO를 겸직한다.

큐익스프레스 측은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를 의식한듯 이날 CEO 교체를 알리는 공지에서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 티몬글로벌, 티몬 등 다른 회사들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큐텐그룹 지배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큐익스프레스 CEO직을 내려놓은 데 대해 티몬·위메프 사태의 법적 책임을 경감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한편으로는 재무통인 마크 리를 내세워 큐익스프레스가 추진해온 미국 나스닥 상장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크 리는 그동안 구 대표를 도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실무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 대표는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자 이를 수습하고자 최근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많은 중소판매자와 소비자가 엄청난 금전적 피해를 본 만큼 구 대표가 사재를 털어서라도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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