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유럽파 태극전사가 앞장서 야유보다 응원 메시지를 당부한 가운데 축구대표팀 서포터 붉은악마는 대한축구협회(KFA)와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난이었다고 재차 목소리를 냈다.

붉은악마는 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붉은악마가 탄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선수들과 모든 순간들을 함께했고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하지 않았다”며 고 강조했다.

전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한국과 팔레스타인전(0-0 무) 직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이례적으로 서포터석을 향한 뒤 ‘자중해달라’는 손 동작을 한 것에서 비롯됐다. 그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시작부터 못한 건 아니지 않느냐. 왜곡해서 제 SNS에도 찾아오시더라.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하는 분이 아쉬워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작심한 듯 말했다.

김민재는 ‘(야유가) 협회와 감독을 향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도 “경기 시작전에 (야유가) 들리니까 그게 아쉬워서 그런 것”이라며 대상자와 관계없이 경기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다른 유럽파도 마찬가지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아주 안타깝다. 감독과 함께하는 첫 경기였는데 응원이 아닌 야유로 시작했다”면서 “선수는 감독을 100% 믿고 따라야 한다. 감독이 이기는 축구를 만들어주실 것이라 믿는다. 축구 팬 여러분도 아쉽고 화가 나겠지만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손흥민(토트넘)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가 우리의 적을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상대를 무너뜨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팬 입장에서도 생각해주면 좋겠다. 응원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붉은악마는 “김민재가 홈 응원석 쪽으로 와서 ‘좋은 응원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며 “선수와 관중 간 설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절히 승리를 바랐던 김민재가 좋은 결과가 안 나온 아쉬움에, 그리고 오해에 그랬던 것 같다. 단, 표현의 방법과 장소는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몇 달간 공정과 상식이 없는 불통의 대한축구협회의 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가장 잘 내고, 이목을 끌 수 있는 곳이 경기장이라고 생각했다”며 “거짓으로 일관하는 협회와 스스로 본인의 신념을 저버린 감독에 대한 항의와 야유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진정 선수들과 한국 국민을 생각한다면 협회는 이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축구 팬을 향해서는 “선수에 대한 질책과 비난을 응원의 목소리로 바꿔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