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먹방’(먹는 방송) 효력이 다한걸까. 스타들이 출연해 먹성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이 1% 시청률 벽을 넘지 못한 채 폐지되고 있다.

티캐스트 E채널 ‘토요일은 밥이 좋아’는 27일, 방송 2년만에 종영했다. 지난 2월, 원조 멤버였던 박나래, 김숙 대신 전 프로야구 선수 이대호 등을 투입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먹방’ 기본에 충실한 멤버들을 섭외하면서 시청자 니즈를 충족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새로운 재미를 보여주진 못했다. 히밥을 중심으로 웹예능으로 개편한 뒤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SBS ‘덩치 서바이벌-먹찌빠’는 방송 1년 만에 막을 내렸다. 게임과 먹방, 토크를 섞어 재미를 살려보고자 했으나 산만하단 지적이 뒤따랐다. 서장훈, 박나래, 신동, 이국주 등 스타들과 풍자, 나선욱, 신기루 등 새로운 얼굴로 출연진 구성은 참신했으나 토크와 먹방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못하면서 끝내 폐지됐다.

‘국민MC’ 강호동을 내세운 채널A ‘고기서 만나’와 ‘장성규가 진행한 JTBC ‘셰프들의 치킨 전쟁 닭, 싸움’ 등도 방송 1년을 넘기지 못한 채 종영했다.

‘먹방’ 원조격 프로그램으로 지난 10년 간 사랑을 받은 코미디TV ‘더 맛있는 녀석들’도 잦은 멤버 교체로 위기다. 김준현과 문세윤이 하차했다 재합류했다. 김민경, 유민상이 하차한 뒤 프로그램 콘셉트가 흔들리며 부침을 겪었다. 새로 합류한 황제성, 김해준이 기존 멤버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는 게 관건이다. “한 입만”이라는 유행어로 인기를 끈만큼 이에 버금가는 시그니처 유행어가 다시 한번 나와야 산소호흡기를 뗄 전망이다.

요리와 토크를 결합해 이번달 첫 선을 보인 ENA ‘현무카세’는 MC 전현무 이름을 내세웠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회 시청률 0.7%로 출발해 0.4%(2회), 0.3%(3회)를 기록하고 있다. 새로운 레시피로 편의점 출시까지 하며 화제를 모은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도 올해 초 5% 안팎의 시청률 나올 때 비해 최근 성적은 좋지 않다. 지난 17일 방송은 1.7%까지 하락했다.

이런 추세는 유튜브에서도 감지된다. 쯔양, 히밥 등 먹방 유튜버도 전성기 때 수백만 조회수 나오던 때와 달리 최근엔 20~50만회 조회수로 저조하다. 한때 먹방이 반찬 역할을 하며 식욕을 돋우던 때도 있었으나, 방송에서 우후죽순 생기며 소비되자 금방 싫증이 난 모양새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한국 시청자층이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 패턴이 빠르다. 먹방 프로그램이 그려낼 수 있는 그림이 한정적이라 제작진 고민이 크다”며 “익숙하면서도 그 안에서 계속된 변주로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를 찾아야 하는데 쉽진 않다”고 고백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