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김판곤호’로 갈아탄 울산HD는 조기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까.

울산은 A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홍명보 감독이 떠난 뒤 이경수 감독 대행 체제로 치른 3경기에서 1승2패에 그쳤다. 선두 김천 상무(승점 46)와 승점 격차는 크지 않지만 어느덧 순위는 4위(승점 42)까지 밀려났다.

이대로라면 K리그1 3연패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내년 6월 K리그를 대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한다. 김판곤 감독 체제에서 울산은 ‘허니문’이 사실상 따로 없다. 김 감독도 이를 잘 안다.

그는 30일 울산에서 코치들과 상견례를 하고 본격적인 감독 업무를 시작했다. 휴가 중인 선수단은 31일 다시 모인다. 김 감독은 이날 선수들과 첫인사를 나누고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다. 그는 앞서 구단을 통해 “현재 울산의 상황과 전력에 가장 적합한 게임 모델을 제시하고, 울산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확립해 빠르게 경기력과 성적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인 1992년 울산에서 프로로 데뷔해 다섯 시즌을 뛰었다. 친정팀 지휘봉을 잡은 만큼 책임감이 남다르다.

다만 그가 K리그에서 정식으로 감독직을 수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감독은 2006~2007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감독 대행직을 수행한 뒤 홍콩으로 날아가 사우스 차이나,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18~2021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을 지내면서 행정가로 변신했다.

이후 2022년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팀을 사상 첫 아시안컵 본선으로 이끌고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3-3 무승부를 거두는 등 나름대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다가 올여름 말레이시아와 계약을 해지하고 울산 지휘봉을 잡았다.

동남아시아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김 감독이지만 K리그, 그리고 스타군단 울산 사령탑은 또다른 영역이다. 기본적으로 개성이 강한 스타 선수와 유연하게 소통하고 장점을 끌어내 원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당장 전임 감독 체제의 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부터 일정 부분 새로운 경쟁을 유발하며 동기부여하는 게 중요하다.

또 빡빡한 선두 경쟁 체제에서 상대에 대한 명확한 분석도 필수다. 이런 점을 고려해 김 감독은 잔여시즌을 앞두고 코치진 물갈이 대신 기존 멤버와 호흡하기로 했다. ‘K리그 사령탑’ 김판곤의 도전이 순조롭게 펼쳐질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