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 기자]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값진 눈물의 동메달을 따냈다. ‘번개맨’ 이준환(22·용인대)은 차세대 남자 유도 에이스로 우뚝 섰다.

이준환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마티아스 카스(벨기에)를 절반승으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준환은 메달이 확정된 뒤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왈칵 쏟았다.

이번 대회 유도에서 따낸 두 번째 메달이다. 또 2012 런던 대회 김재범의 금메달에 이어 12년 만에 메달을 따내면서 81kg급 부활도 예고했다.

다만 ‘숙적’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와 8강전이 이준환의 머릿속에 두고두고 전망이다. 이준환은 32강부터 8강까지 시원한 기술로 승리를 거뒀다. 16강과 8강에서는 연속 한판승을 따냈다. 특히 8강에서는 57초 만에 상대를 제압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패한 그리갈라쉬빌리에게 골든 스코어(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절반패를 당해 또 한번 무릎을 꿇었다.

이준환이 올림픽 동메달을 따내고도 만족하지 않은 이유다. 이준환은 지난 2022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는데 곧바로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냈다. 국제유도연맹(IJF) 그랜드슬램 대회를 2연속 우승했다.

이준환이 주목받은 시점이기도 하다. IJF는 이준환에게 “선수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한판승을 따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르다”라고 극찬했고, 이준환에게 ‘번개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후에도 그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올해 아시아 유도선수권에서도 1위에 올랐다. 2002년생인 이준환은 나이가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하다. 앞으로의 도전이 많이 남아 있다.

이준환은 “금메달을 목표로 평생 열심히 훈련했다. 힘들게 준비했던 과정이 떠올라 울컥했다”라며 “(동메달이) 기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상대보다 실력이 부족해 동메달에 그친 것 같다. (다음 올림픽인) LA 대회 때는 금메달을 꼭 목에 걸 자신감이 생겼다”고 4년 뒤를 기약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