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12년간 끊겼던 올림픽 복싱 메달의 혈을 뚫었다. 1999년생 여자 복서 임애지(25·화순군청)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남녀 선수 통틀어 준결승에 진출했다. 올림픽 복싱은 3·4위전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 복싱의 부활을 알린 ‘희망의 주먹’이다.

임애지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게 3-2로 판정승을 거둬 준결승에 올랐다.

동메달 확보다. 올림픽 복싱은 별도의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배한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임애지가 2012 런던 대회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값진 메달을 안긴 셈. 더욱이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다.

어려운 국내 복싱 환경 속에서도 임애지는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결코 실망하지 않았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며 올림픽 포디움 위에 서게 됐다. 진흙 속에 피는 연꽃처럼 올림픽 무대에서 비로소 웃음꽃을 피운다.

끝이 아니다. 메달 색깔을 바꿀 수도 있다. 결승까지 단 1승만 더 하면 된다.

임애지는 4일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결승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결승에 진출한다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북한의 방철미와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첫 남북 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한국 복싱의 자존심 임애지가 12년 만의 메달에 더해 ‘금빛 펀치’를 날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