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한국 양궁에서 고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김우진(청주시청)은 양궁계 대표 ‘고인물’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6 리우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거쳐 3년 전 도쿄올림픽,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까지 김우진은 늘 메이저 대회에 개근해 메달을 땄다. 2024 파리올림픽 출전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양궁에서는 메이저 대회 입상보다 국가대표 발탁이 어렵다고 한다. 괜한 소리는 아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여자부만 봐도 도쿄 대회 멤버 전원이 탈락했다.

김우진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이 왜 고인물이지 제대로 증명했다. 앞서 남자 단체전에서 제 몫을 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던 김우진은 2일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혼성 단체전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2관왕에 등극했다.

김우진은 16강~4강전을 치르며 평균 9.64점을 기록하며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파트너 임시현이 9.28점으로 주춤하는 상황에서 김우진이 ‘하드 캐리’했다.

독일과의 결승에서도 김우진은 10점 세 발, 9점 세 발로 흔들리지 않았다. 임시현이 8점을 세 번이나 쐈지만 김우진이 버티며 독일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김우진은 이번 대회 2관왕에 오르는 동시에 올림픽 통산 금메달 4개로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와 최다 금메달 공동 1위에 올랐다. 양궁 국가대표로 3회 연속 올림픽 진출하는 것도 어려운데 나올 때마다 금메달을 획득했고, 이번엔 두 개나 따냈다.

김우진의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우진은 개인전에도 출전해 16강에 올랐다. 현재 흐름이라면 금메달을 노릴 만하다. 대회 3관왕까지 도전한다. 5개면 역대 올림픽 금메달 획득 1위가 된다. 한국 스포츠의 전설이 될 수 있다.

이번 대회가 아니어도 된다. 김우진은 1992년생으로 다음 올림픽까지 노릴 만한 나이다. 그가 올림픽에서 쓰는 역사는 한국 스포츠의 역사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