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안세영(22·삼성생명)이 그랜드슬램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안세영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4강전에서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에 2-1(11-21 21-13 21-16)로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은메달은 확보했고, 금메달에 도전한다.
안세영은 지난 8강전에서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 1-2 역전승을 거뒀다. 첫 게임을 내줬지만 이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2~3게임을 잡아 승리했다. 4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세계 랭킹 1위답게 압도적인 체력과 기량으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툰중과의 역대 상대 전적에서 7전 7승으로 우위를 점했던 안세영은 예상과 달리 1게임 초반 고전하며 0-4로 뒤졌다. 툰중의 선전에 안세영은 좀처럼 페이스를 찾지 못해 점수 차를 좁히는 데 애를 먹었다. 6-11, 5점 뒤진 채로 첫 번째 인터벌에 들어갔다. 중반을 지나면서 차이는 더 벌어져 7-14 더블스코어로 뒤졌다. 역전이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고, 결국 1게임에서는 툰중에 완패했다.
안세영은 2게임 초반 3-1로 앞서며 첫 게임과 다른 공기를 만들었다. 툰중도 집중력을 유지하며 추격했지만 안세영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리드를 지켰다. 11-9 2점 앞선 채로 인터벌에 들어갔다. 인터벌 후 툰중이 시도한 공격에 득점으로 판정되자 안세영은 챌린지를 시도했다. 판독 결과 아웃이엇다. 기분 좋게 점수를 되찾은 안세영은 이후 빠르게 달아나 14-9, 5점 차를 만들었다. 승기를 잡은 안세영은 툰중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점수 차를 지켜 동점을 만들었다.
2게임 중반부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툰중을 상대로 안세영은 3게임에도 우위를 점했다. 초반 4-0으로 앞서며 여유롭게 게임을 시작했다. 이 흐름은 뒤집히지 않았다. 지친 툰중은 안세영과의 랠리를 버텨내지 못해 범실을 반복했다. 안세영은 손쉽게 11-3으로 앞선 채 인터벌에 들어갔다. 게임 후반 툰중이 빠르게 추격해 16-13 3점 차까지 따라왔지만 거기까지였다. 안세영은 여유롭게 다시 달아나 경기를 마무리해 역전승을 완성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그랜드슬램을 노린다. 안세영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만 22세의 어린 나이에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역사를 쓰게 된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은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방수현이 금메달을 딴 후 단식에서 4강에 오르지도, 우승하지도 못했다. 안세영은 무려 28년 만의 금맥 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결승전에 많은 게 걸려 있다. 결승전은 같은 장소에서 오후 4시45분 열린다. weo@sports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