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임애지(25.화순군청)이 한국 여자 복싱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어둠의 길을 걸었던 한국 복싱에 희망의 주먹을 날렸다.

임애지는 4일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전에서 튀르키예의 강자 하티제 아크바스에게 2-3(28-29 27-30 29-28 27-30 29-28) 판정패했다.

비록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나 그는 3위 결정전을 치르지 않는 복싱 종목 규정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유럽선수권 동메달을 차지한 하티제 아크바스는 역시 강했다. 임애지처럼 아웃복서이나 그는 키 172㎝ 장신이다. 임애지(165㎝)보다 7㎝가 크다.

임애지는 상대 신장을 고려해 초반부터 장기인 현란한 스텝으로 공략했다. 그러나 아크바스는 노련했다. 침착하게 유효타를 해냈다. 임애지도 왼손 잽과 라이트 훅에 성공하며 반격했는데 1라운드에 심판진 스코어 2-3으로 밀렸다.

임애지는 2라운드 더욱더 공세를 펼쳤는데, 아크바스도 예리한 주먹으로 그의 안면을 정확하게 강타했다. 2라운드엔 1-4로 더 밀렸다. 점수가 뒤지는 것을 인지한 임애지는 3라운드 사력을 다했지만 아크바스의 벽을 넘진 못했다.

그럼에도 값진 메달이다. 남녀 통틀어 복싱에서 한국이 메달을 거머쥔 건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라이트급 은메달리스트 한순철 이후 12년 만이다.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이다.

2017년 세계여자유스선수권을 제패하며 두각을 보인 임애지는 2020 도쿄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에 나섰으나 첫판에서 탈락했다. 두 번째 대회에서 시상대까지 올랐다.

그는 경기 직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동메달을 따기 싫어서 결승까지 가고 싶었다. 갈 것으로 생각했다”며 “마지막에도 (내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메달을 땄지만 끝까지 가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사실 아크바스를 안 만나고 싶었다. 그래도 영상보고 이번에 잡아야겠다고 했는데 못 잡아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