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화성=황혜정 기자] “승짱! 여자야구 경기 보러 와주세요!”
지난 17일 화성드림파크에서 한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대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산하 여자 실업팀의 친선교류전이 열렸다. 친선전에 앞서 한 일본인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KBO) 두산베어스 이승엽 감독에게 연락했다. “승짱! 화성에서 여자야구 경기가 열려요. 보러 와주세요!”
연락을 한 사람은 요미우리 자이언츠 여자팀을 이끌고 한국에 온 일본 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선수 출신이자 투수 코치였던 미야모토 카즈토모(60) 감독이다. 카즈토모 감독은 선수 은퇴 후 요미우리 수석 겸 투수 코치를 하다가 2022년 요미우리가 여자 실업팀을 창단하자 여자팀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카즈토모 감독은 이승엽 감독이 2006년 요미우리에 입단하게 되며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12살 나이 차이에도 가까이 지냈다. 카즈토모 감독은 “당시 나는 이 감독을 ‘승짱!’이라 부르며 친하게 지냈다”고 회상했다.

여자 실업팀 감독 겸 스포츠평론가로 활동하던 시기에도 이 감독과 종종 연락을 주고 받고 서로의 나라에 갈 때마다 얼굴을 봤다. 이 감독이 지난해 두산 감독으로 부임하자 축하하러 잠실구장에 찾아온 이도 바로 카즈토모 감독이다.
카즈토모 감독은 “지난해 이 감독과 두산 고토 코치를 보러 잠실에 갔다. 이 감독의 첫 출발을 응원해주고 싶었다”며 미소지었다. 그리고 1년 반 만에 자기 팀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카즈토모 감독은 이 감독을 ‘2024 화성 여자야구 국제교류전’에 초청하자 했다. 초청했지만, 이 감독은 ‘프로야구 경기 일정과 겹쳐서 아쉽지만 가지 못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카즈토모 감독은 여자야구가 발전하기 위해선 프로 구단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카즈토모 감독은 “여자야구가 궁극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실업팀·프로팀이 생겨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남자 프로야구팀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요미우리는 일본에서 가장 전통있는 명문 구단이다. 요미우리가 지난 2021년 겨울, 세이부 라이온즈, 한신 타이거즈에 이어 세 번째로 여자팀을 창단하자 일본에서 큰 반향이 일었다. 카즈토모 감독은 “요미우리라는 구단이 여자팀을 만들자 일본 내에서 큰 반향이 일었다. 한국도 규모가 큰 리딩 구단이 앞장서 여자야구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프로야구 산하 여자 실업팀은 남자 프로야구팀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어 선수들이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뛴다”며 웃은 카즈토모 감독은 “한국도 하루빨리 여자야구 실업팀이 만들어져 일본과 함께 성장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et1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