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약 한 달 전인 7월20일. 잠실구장에서 쏟아지는 비와 함께 고별식에 임했던 전 LG 케이시 켈리(35)가 빅리그 무대에 올랐다. 극적으로 빅리그 로스터에 포함된 첫날, 3이닝 세이브를 올리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켈리는 2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경기 7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3이닝 동안 38개의 공을 던졌고 무안타 무볼넷 2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10-2 8점차 리드를 지켰다. 3이닝을 소화해 세이브 투수가 된 켈리다.

이로써 켈리는 샌프란시스코 소속이었던 2018년 9월27일 샌디에이고와 원정 경기 이후 2159일 만에 메이저리그(ML)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완성했다.

2018시즌 후 켈리는 LG와 계약해 한국 땅을 밟았다. 그리고 지난 7월20일까지 5년 반 동안 LG 유니폼을 입었다. LG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승리(73승)와 이닝(989.1이닝), 삼진(753개)을 달성했다. LG가 29년 우승 한을 푼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 승리 투수 또한 켈리였다.

하지만 올시즌 KBO리그 커리어 처음으로 평균자책점 4점대(4.51)로 고전했다. LG는 켈리가 나이에 따른 구위 저하와 마주했다고 평가했고 켈리 대신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영입했다. 더불어 켈리가 긴 시간 활약한 점도 강조했다. 켈리의 LG 소속 마지막 등판에 맞춰 외국인 선수에게는 이례적으로 고별식을 열었다.

당시 켈리는 “일단 지금도 나는 건강하다.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고 있다”며 “여전히 나는 투수다. 마운드에 서고 싶고 야구를 하고 싶다. 어딘가에서는 계속 야구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현역 연장을 강조했다.

켈리는 다짐대로 빠르게 계약을 맺었다.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후 트리플A 루이빌로 향했다. 루이빌 소속으로 2경기 선발 등판에 임했고 총 8이닝 4실점했다. 그리고 25일 신시내티는 우투수 앨런 부세니츠를 방출 대기시키고 켈리를 로스터에 올렸다.

켈리는 감격스러운 빅리그 복귀날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까지 기록했다. 과거 ML는 물론 KBO리그에서도 없었던 개인 통산 첫 세이브를 달성했다.

특유의 다채로운 볼배합을 펼쳤다. 이날 켈리는 포심 패스트볼 14개, 슬라이더 10개, 체인지업 6개, 커브 6개, 싱커 2개를 기록했다. 포심 최고 구속은 시속 92.3마일(약 148.5㎞)이었다. 스트라이크가 25개에 달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피츠버그 타자에 맞섰다.

ML는 9월부터 엔트리가 확대된다. 신시내티에서 첫인상을 좋게 남긴 만큼 켈리가 확대 엔트리 수혜자로서 빅리그에 잔류할 가능성도 있다. 롱릴리프를 맡아 꾸준히 최고 무대에서 공을 던질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