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한 ‘수영 금메달리스트’ 이인국(29·안산시장애인체육회)과 한국 수영 간판 강정은(25·대구달서구청)이 메달 레이스 마지막 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이인국은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수영 남자 배영 100m(S14 등급) 예선에서 1분02초18에 터치패드를 찍어 전체 20명 중 9위를 기록,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결선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선 영국의 한스 벤자민이 56초52로 세계기록을 세우는 등 폭발적 기량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폐성 언어발달 장애를 가진 이인국은 자폐 성향을 줄이고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 초등학교 2학년 때 수영을 시작했다. 이인국의 수영 실력은 실로 놀라웠다.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생애 처음 출전한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 100m 배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17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2020 도쿄 대회에는 5위에 그쳤다.
강정은도 이날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수영 여자 배영 100m(S14 등급) 예선에서 1분15초73에 터치패드를 찍어 전체 15명 중 13위를 기록,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강정은은 “아쉽긴 하지만 목표가 ‘꼴등만 하지 말자’였기 때문에 나름 괜찮게 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코로나 이후로 주종목을 배영에서 접영으로 바꿨기 때문에 도리어 접영 기록이 더 아쉽다”며 “패럴림픽이 3번째이긴하지만 2개 종목에 출전하는 건 처음이라 체력적 부담도 컸다”고 털어놨다. 강정은은 지난달 29일 치른 여자 접영 100m 예선에서 1분11초60으로 전체 12위를 기록, 예선에서 탈락했다.
지적 장애인인 강정은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고모를 따라 자택 인근 수영센터에서 언니 강주은(지적장애 3급)과 함께 수영을 배웠다. 그는 만 14세 때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히며 눈길을 끌더니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2관왕에 오르며 대회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패럴림픽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기존엔 배영 한 종목으로만 출전했으나 이번엔 접영과 배영에 모두 출전했다.
강정은은 “이번 대회는 10점 만점에 6점 정도”라며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기대치에서 많이 벗어난 부분이 있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패럴림픽은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며 “어렸을 때부터 수영만 하다 보니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대회 마치고 쉬면서 그런 것들을 찾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