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공들여 외국인 전술 코치를 데려왔는데 효과는 보지 못했다. 전술 역량은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아킬레스가 될 수 있다.

홍명보호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불안하게 출발했다.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과 득점 없이 비겼다. 이전과 비교해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커졌다고는 하나 홈에서 ‘졸전’이나 다름없는 경기를 했다.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부임 후 치른 첫 경기라는 걸 고려해도 전술적으로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전임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달리진 게 없다는 평가도 나오는 이유다. 좋지 않은 잔디 탓도 있지만 홍명보호는 후방 빌드업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팔레스타인의 압박 라인이 높긴 했으나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 실수가 연달아 나왔다. 빌드업이 어렵다 보니 후방에서 롱패스의 빈도가 높았다. 전반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주민규(울산 HD)가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자연스럽게 세컨드 볼 싸움에서도 밀리는 형국을 맞았다.

자연스럽게 미드필더들의 경기 관여가 크지 않았다.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모습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후반 들어서 오세훈이 버텨주면서 상황은 나아졌으나 끝내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홍 감독은 부임 후 첫 행보로 외국인 코치를 물색했다. 직접 유럽으로 이동해 주앙 아로소와 티아고 마이아 코치를 데려왔다. 아로소는 수석코치 겸 전술 코치를, 마이아는 전술 분석 코치 직책을 맡는다. 물론 두 외국인 코치가 합류가 늦어 대표팀에 얼마만큼 관여했는지는 물음표다.

홍 감독은 지도자 유형을 분류하면 전술가보다는 카리스마형에 가깝다. 선수단 기강을 확실하게 하고 동기부여를 부여하는데 능하다. 울산에서도 홍 감독은 탁월한 전술 능력을 보여준 건 아니다. 그렇기에 전술 코치를 데려와 이를 보완하고자 했다.

당연하게 홍 감독이 원하는 전술을 대표팀에 녹여내는 데 시간은 필요하다. 그러나 홍 감독에게는 이를 기다려줄 우호적인 여론이 존재하지 않는다. 첫 경기에서 야유받으며 홍 감독 스스로도 이를 더더욱 인지했을 것이다.

결과도 결과지만 전술적으로도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단순히 달라지는 것을 넘어 누가 봐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인정받을 수 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