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경기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 베이스 크기를 늘린 시도는 결과적으로 도루 증가로 이어져 대성공이었다. 홈런도 많이 터져나오며 어느때보다 풍성한 프로야구가 됐다.

올시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ML)처럼 베이스 크기를 확대했다.

기존 1~3루 베이스는 한 변의 길이가 15인치(38.1㎝)였는데, 18인치(45.72㎝)로 확대됐다. 홈플레이트와 1·3루간 거리는 3인치(7.62㎝), 2루와 1·3루간 거리는 4.5인치(11.43㎝) 줄었다.

이 덕분에 도루가 확 늘었다. 2023시즌 도루 성공은 650경기 기준 총 949회로, 성공률은 72.8%다. 올시즌은 650경기 기준, 1055회 도루 성공했고, 성공률은 1.3%p 상승한 74.1%를 기록했다. 베이스 크기 확대가 도루 성공 횟수 11.1%를 늘렸고, 성공률도 소폭 증가한 것이다.

도루 부분 1위의 도루 개수도 전년도에 비해 1.5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도루왕인 정수빈(두산)이 39도루를 기록했는데, 올시즌 이 부분 선두 조수행(두산)은 무려 61도루를 기록했다. 두산의 잔여경기가 12차례 남아있어, 조수행은 61도루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홈런도 증가했다. 지난해 650경기 기준, 832홈런이 나왔는데, 올시즌엔 같은 경기수 대비 1296홈런이 터졌다. 지난해 대비 홈런 수가 무려 55.7%가 증가했다.

반발 계수 증가는 없었다. KBO 사무국이 의뢰한 공인구 반발 계수는 2차 검사 당시 0.4149로 2023시즌 평균 0.4175과 비교하면 오히려 낮아졌다.

그렇다면, 왜 홈런이 증가했을까. 야구계에선 “자동-볼 판정시스템(ABS)이 도입되며, 높은 존 공(하이볼)을 ABS가 스트라이크로 많이 잡는다. 투수도 공을 높게 던지고 이에 따라 타자가 하이볼을 공략하면서 홈런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라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올시즌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키움을 제외하고 모두 100홈런을 넘게 때려냈다. 지난해 동기간 100홈런을 넘긴 구단은 삼성 뿐이었고, 90개를 넘긴 구단도 SSG 뿐이었던 것과 크게 대비된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