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사장이 모회사의 심기 거스른데 대한 공개처형”
“한국팬을 위해 기획했던 깜짝 팬미팅을 진행하던 중 해임 돼”
“다음 앨범 중단…뉴진스, 내 머리와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나 마찬가지”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뉴진스를 탄생시킨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와의 갈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민 전 대표는 2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대표이사 해임을 납득할 뚜렷한 사유가 없다”며 “어도어는 2022년 뉴진스가 데뷔한 뒤 2023년 1분기 흑자전환했고 2023년말 당기순익은 265억원으로 투자금(160억원)을 넘어섰다”고 성과를 강조했다.
이어 민 전 대표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중 가장 성장세가 컸다. 무엇보다 내가 하이브에 합류할 당시 방시혁 의장이 먼저 제안하고 약속했던 민희진 레이블에 대한 독립성 보장 내용과도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세간의 관심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의 분쟁으로 모인다. 민 전 대표는 “사태의 본질은 자회사 사장이 모회사의 심기를 대놓고 거스른데 대한 공개처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진단한 뒤 “이 블랙 코미디 같은 사건을 겪으며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떠올랐다. 인간적 갈등에서 비롯된 우발적 감정으로 빚어진 촌극”이라고 토로했다.
민 전 대표는 “5월 나를 해임하려 했던 임시주총에 대한 가처분 승소 후 하이브로부터 돈을 줄테니 받고 나가라는 협상안이 들어오기도 했다. 돈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거절했다”며 “뉴진스도 부모들도 나도 지속적인 괴롭힘에 시달려왔지만 우린 단 한번도 하이브를 나가겠다고 한 적 없다. 우리에게 관심을 끊고 방해하지 말고 내버려 두라고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팬을 위해 기획했던 깜짝 팬미팅을 진행하던 중 해임돼 다음 음반 작업도 중단됐다. 이것 또한 하이브가 뉴진스에 대해 벌인 업무방해”라며 “제작자로서 어린 아티스트를 어떤 방식으로 리드하는 것이 그들의 인생을 위해 좋을지 고민이 컸다. 그런 고민에서 나온 뉴진스는 내 머리와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나 마찬가지다. 좋은 것은 다 해주고 싶은 마음 외에도 제작자로서 새로운 미즈니스 모델에 대한 대안적 관계를 제시하고 싶은 바람도 컸다”고 털어놨다.
어도어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뉴진스 멤버들도 11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25일까지 민 전 대표를 복귀 시켜라”라고 하이브에 최후통첩을 했다.
하이브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어도어는 25일 민 전 대표를 사내이사로 복귀시키고 뉴진스의 잔여 계약기간 전체인 5년 동안의 프로듀싱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표직 복귀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에 민 전 대표는 “뉴진스의 정상적인 활동을 위해 대표직에 복귀해야 한다”며 “어도어의 절충안은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