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신작 ‘대도시의 사랑법’의 흥수 역은 꽤 오랜 시간 공석이었다. ‘파묘’로 천만 관객 반열에 오른 김고은 상대역이다. 군침이 돌만한 포인트는 분명하다. 매력적인 인물임에도 섭외에 1년이나 걸린 건 배역이 가진 만만찮은 무게감 때문이었다. 동성애와 성소수자를 표현해야 했다. 고사가 이어졌다. 애플TV ‘파친코’로 전 세계적 사랑을 받은 노상현이 나타났다. 기다린 시간에 걸맞은 펀치력 있는 캐릭터가 탄생했다.

배우 노상현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흥수의 성장 과정과 커밍아웃 전에 겪었을 만한 경험을 알아보려 노력했다. 궁극적으로 이 인물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며 “이언희 감독이 연출적으로 잘 만들어줬기 때문에 믿고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직접 성소수자를 만나며 배역에 스며들기 위해 노력했다. 노상현은 “제가 사실 특정적인 질문을 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말씀을 많이 해줬다”며 “흥수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데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재희(김고은 분)과 함께 ‘사랑법’에 대해 배워간다. 때론 다투기도 하지만, 상처가 돌출되면서 상대방이 가진 결핍을 직접 확인한다. 세상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이유다.

노상현은 “이런 비밀을 가지고 있는 모든 분이 같은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 가정사든 어렸을 때 트라우마든 있을 것”이라며 “그런 것을 이해해 줄 수 있고, 나로서 인정해 줄 수 있는 친구를 만났다는 게 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짚었다.

13년에 걸친 시간 동안 재희와 흥수는 변해간다. 20대 초반, 싱그러운 느낌을 스크린 가득 채워내야 했다. 두 배우 텐션이 무척 중요했다.

노상현은 “20살 어렸을 때 시절에 연기를 할 때는 훨씬 더 발랄하게 재밌고 유쾌하게 톤도 업시키려고 했다. 패기 넘치는 마음으로 친구와 놀 듯이 그렇게 하려고 했다”며 “후반부로 들어서 실제 나이와 비슷해져 편안하게 연기했다”고 웃어 보였다.

노상현은 미국 보스톤과 캐나다에서 10년 넘게 유학 생활을 했다.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할 때도 있었다.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하겠다고 고국을 택한 건 한국인으로 살겠단 확고한 신념이 섰기 때문이었다.

“나는 누구이고 나다운 것은 무엇일까. 나답게 살고 있는 건 뭘까. 이런 질문을 많이 던졌죠. 미국에서 삶이 제 인생에서 반 이상이었으니 미국인이 오히려 편하기도 했죠. 제가 한국인인지 미국인인지 정체성 혼란이 온 적도 있었고요. 여기에 끼지도 못하고 저기에 끼지도 못하는 시기도 거쳤죠. 저 자신도 이런 고민을 많이 했었기에 흥수를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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