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무대에서 내공을 쌓은 배우들이 안방극장까지 접수했다.

최근 몇 년간 케이블, 종합편성 채널, 그리고 OTT 플랫폼에서는 무대와 매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백주희, 김신록이다. 두 배우는 관객들에게 자신들의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과 열정을 품고 카메라 앞에 서기로 결심했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빛났던 두 배우는 TV와 영화에서도 그 깊이 있는 연기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뮤지컬 스타에서 안방극장으로 넘어온 백주희

백주희는 ‘아가씨와 건달들’의 전수경을 동경하다 2000년 뮤지컬 ‘캣츠’ 오디션에 합격한 것을 계기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그리스’ ‘금발이 너무해’ ‘젊음의 행진’ ‘막돼먹은 영애씨’ ‘몬테크리스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다. 지난 2012년에는 ‘제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어워드’에서 뮤지컬 ‘막돼먹은 영애씨’로 연기예술 부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던 백주희는 2020년 넷플릭스 ‘인간수업’ 이후를 기점으로 주로 매체 쪽으로 활동을 펼쳤다. 이후 JTBC ‘허쉬’, tvN ‘해피니스’, JTBC‘닥터 차정숙’ 디즈니+ ‘무빙’ ENA ‘유어 아너’에서 존재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 왔다.

백주희는 ‘무빙’ 속 여관주인으로 짧게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섬세한 감정 연기와 현실적인 캐릭터 표현으로, 작은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백주희는 매체 연기에 도전한 이유는 갈증 때문이다. 그는 최근 ‘유어 아너’ 종영인터뷰에서 “뮤지컬을 19년 했는데 갈증이 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창작 뮤지컬이 아니고서는 거의 캐릭터가 비슷하다. 연기를 많이 하고 싶었다. 도전하길 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작품마다 압도적인 존재감 뽐내는 김신록

연극배우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김신록은 2020년 tvN 드라마 ‘방법’을 통해 처음 매체에 모습을 비췄다. 이후 JTBC 드라마 ‘괴물’ ‘재벌집 막내아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디즈니+ ‘형사록2’ 등을 통해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지옥’에서의 김신록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었다. ‘지옥’ 속 김신록은 지옥행 고지를 받은 박정자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박정자의 절박함과 공포를 실감나게 전달하며, 그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그는 ‘지옥’을 통해 백상예술대상, 디렉터스 컷 어워즈 등 많은 시상식에서 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또 김신록은 ‘재벌집 막내아들’ 진화영을 연기하며 결핍과 욕망을 세밀하게 풀어내, 캐릭터가 단순히 밉게만 보이지 않도록 깊이를 더했다.

김신록은 ‘형사록2’ 인터뷰에서 “저는 워커홀릭이있다. 연기에 대한 갈증도 있다. 내가 전혀 접해보지 않은 환경에서 내가 해왔던 연기를 선보이는 게 즐겁다. 코로나 이후 OTT 작품의 기회가 많아져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모든 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매체, 무대, 시각, 예술, 무용 예술을 넘나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