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우승? 처음부터 너무 잘하면 안 되지 않나. 허허.”

정규리그 2경기를 남겨 두고 5년 만에 FC서울의 파이널A(상위리그)행 확정을 지휘한 김기동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32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초반에 힘들지 않았느냐. 변화를 주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1차 목표를 이뤘지만 다음을 위해 가보자고 했다. 선수도 어떠한 의미인지 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위 강원FC(승점 52)와 승점 5 차이로 6위를 마크한 서울. 김 감독은 파이널A 그룹에서 3위까지 바라보며 차기 시즌 아시아 무대에도 복귀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산술적으로는 선두 울산HD(승점 58)까지 충분히 추격할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부임 첫해인데) 처음부터 너무 잘하면 안되지 않느냐”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가 7위로 가라앉았다고 생각하면 똥통에 빠진 것”이라며 어느 때보다 치열한 리그 순위 싸움을 언급했다. 그는 “(파이널B를 확정한) 제주도 어제 지면서 (강등권 싸움을) 예측할 수 없다. 한 경기 한 경기 결승전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또 김 감독은 지난 14일 대전하나시티즌전 2-3 패배를 언급했다. “그때 우리는 앞을 보고 갔고, 대전은 우리 경기만 봤다”며 “매 경기 포커스를 맞춰서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이 하반기 반전하게 된 가장 큰 동력은 수비 안정화다. 그 중심엔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입단한 센터백 야잔이 있다. 김 감독은 “야잔은 그동안 우리 수비수가 지니지 못한 파괴력이 있다. 지난 대구전에서도 볼 수 있다. 상대 세징야가 크지 않은데 이전까지 우리 김주성, 권완규와 부딪쳤을 때 살아남더라. 그런데 야잔하고 충돌했을 때 못 빠져나오더라”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