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김동영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절친들에게 힘을 주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하성(샌디에이고)과 고우석(마이애미)이다. 나란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시 뛰면 된다.
메이저리그(ML) 첫 시즌을 마친 이정후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거액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에 입성했다. 무려 1억1300만달러(약 1492억원) 계약이다.
첫 시즌은 만만치 않았다.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다가 펜스에 부딪히며 어깨 부상을 당했다. 수술까지 받았다. 한순간에 시즌이 끝나고 말았다. 이에 첫 시즌 단 37경기 출전에 그쳤다.
재활에 몰두했고, 이제 몸 상태는 80~90%까지 올라왔다. 11월부터 야구 관련 훈련도 시작한다. “구단이 프로그램을 줬다. 그에 맞춰서 하면 내년 스프링캠프는 문제없이 참가할 수 있다”고 했다. 2025시즌을 벼르고 있다.
어려운 시즌을 보낸 이들은 또 있다. 우선 김하성이다. 올해 샌디에이고 4년차 시즌이다. 팀의 핵심으로 우뚝 섰다. 잰더 보가츠를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가 됐다. 골드글러브까지 받은 수비력은 여전했다.
부상이 갑자기 닥쳤다. 지난 8월19일 안타를 차고 나간 후 투수 견제 때 1루로 귀루했는데 이때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금방 회복해서 돌아올 것 같았다. 의외로 부상이 심각했다. 결국 수술을 받기로 했다.
2024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대박을 따 놓은 당상이라 했다. 갑자기 부상이라는 악몽이 닥치고 말았다.
이정후도 마음이 편치는 않다. “형이 애리조나에 왔을 때 나도 애리조나에 있었다. 만나서 얘기도 하고 그랬다. 지금 형 상황을 모두 알지 않나. 내가 뭐라고 말하기 그렇다. 재활 잘하면 형 원래 모습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친구이자 매제인 고우석도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청운의 꿈을 품고 미국으로 향했다. 결과적으로 빅리그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는데,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도 됐다.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에서 뛰며 44경기 52.1이닝, 4승 3패 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6.54를 기록했다. 조용히 귀국해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지금 상황이면 2025년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LG 복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일단 아직은 무엇도 알 수 없다.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로 참가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다시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이정후도 당연히 고우석의 상황을 안다. “같이 힘내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또한 “우리가 올해 부족한 걸 많이 느꼈다. 사실 느껴보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해봐야 얻는 것도 있다. 같이 힘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동병상련이다. 2024년은 ‘악몽’에 가깝다. 2025년은 어떨까. 이정후-김하성-고우석이 나란히 빅리그를 호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