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난 힘이 남아있다.”

‘고퀄스’가 날았다. KT 고영표(33)가 중요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역투를 뽐냈다. 힘이 빠진 모습도 나왔지만, 끝내 주어진 역할 이상 해냈다. 데일리 MVP는 당연했다.

KT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와 경기에서 3-2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원정에서 먼저 웃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87.9%에 달한다. 33번 가운데 29번이다. 5전 3선승제로 한정해도 15번 가운데 11번으로 73.3%나 된다.

또 있다. 와일드카드전이 시행된 2015년부터 계산하면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100%다. KT가 확실히 우위에 섰다.

고영표가 날았다. 4이닝 3안타 무사사구 2삼진 1실점 호투를 뽐냈다. 3일 와일드카드 2차전 두산과 경기에 불펜으로 나서 1이닝 동안 14개 던졌다.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하루 쉬고 다시 선발이다. 부담스러울 법했다. 그러나 문제는 없었다. 3회까지 퍼펙트로 막았다. 4회 힘이 빠지면서 주춤하기는 했지만, 점수는 딱 1점만 줬다.

이강철 감독이 “2~3이닝 잘 막아주면 뒤에 필승조 붙이겠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4이닝을 먹었다. 불펜 부하도 줄였다.

경기 후 고영표는 “감독님이 50개까지 생각하고 있으셨더라. ‘불편하면 빨리 말하라’고 하셨다. 불편한 부분이 없었다. ‘100개까지 보면서 운영하시면 된다. 편하게 하시면 된다’고 답했다. 4회 지친 모습이 나오면서 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물었다. “내 장점을 잘 살린 경기다. 나는 체인지업 낙폭이 중요하다. 시즌 치르면서 좋아졌다. 그 부분이 유효해서 한 바퀴는 잘 막은 것 같다”고 짚었다.

4회 흔들린 부분에 대해서는 “출루 허용 후 세트 포지션으로 던졌다. 타이밍이 안 맞는다고 느꼈다. 원하는 타이밍에 힘을 쓰지 못했다. 공이 약해지는 것도 느꼈다. 빨리 이닝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공 하나하나 집중해서 던졌다”고 돌아봤다.

선제 결승포를 때린 문상철에게 고마움도 표했다. “정규시즌 때도 마운드에 있을 때 홈런을 쳐줬다. 오늘도 ‘또 상철이네?’ 했다. 작년에도 한국시리즈 때 그랬다. 경기 때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리드를 안고 던지는 것과, 동점 상황에서 던지는 것은 다르다. 상철이가 친 홈런 덕분에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었다. 타자 상대할 때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루 쉬고 등판이 부담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고영표는 “투수의 팔이 소모품이라고 한다. 그러나 올시즌 부진하기도 했고, 부상으로 늦게 시작하기도 했다. 지금 컨디션이 올라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팔꿈치나 어깨에 피로도가 쌓이기는 할 것이다. 대신 힘은 있는 상태다. 불펜이든, 선발이든 언제든 던질 마음이 있다. 준비도 되어 있다.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스럽다”고 힘줘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