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 기자] V리그의 ‘살아 있는 역사’ 한송이가 눈물의 은퇴식을 끝으로 코트와 작별을 고했다.
한송이는 2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GS칼텍스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한송이는 지난 2023~2024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한송이는 1984년생으로 2002년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해 실업 무대에 데뷔했다. 2005년 V리그가 출범하던 시기를 시작으로 지난시즌까지 무려 20시즌을 개근한 레전드다.
프로 무대에서 오래 활약한 만큼 세운 기록도 많다. 통산 538경기에 출전해 총 5321득점을 기록했다. 통산 득점 5위에 해당한다. 블로킹 845득점으로 이 부문 6위에 자리하고 있다. 2007~2008시즌에는 득점왕을 차지했고,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변경한 후에는 두 차례 시즌 베스트7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시즌에도 팀의 기둥으로 활약하며 정관장의 봄 배구 진출에 힘을 보탰다.
마이크를 잡은 한송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더할 나위 행복한 시간이었다. 넘치게, 과분하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라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버틸 수 있게 해주신 많은 분의 응원, 위로에 감사드린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30년간 운동선수의 부모로 사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잘 돌봐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마지막을 좋은 구단에서 대우받으며 좋은 팀원과 마무리해 영광이었다. 그동안 보내주신 사랑, 응원이 헛되지 않게 앞으로도 잘 살아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은퇴식에는 언니 한유미 KBSN스포츠 해설위원과 아버지 한선택, 어머니 송문희 씨도 참석했다. 한송이 부모님은 지난해 대한배구협회로부터 장한 어버이상을 받기도 했다.
체육관의 관중은 휴대폰 조명을 켰고, 대형 유니폼이 천장에 걸렸다. 지난시즌까지 함께 호흡했던 정관장 선수들은 꽃을 준비해 떠나는 선배의 자리를 빛냈다.
상대인 GS칼텍스 선수들은 한송이 은퇴 영상이 나올 때 훈련을 멈췄고, 코트를 떠나는 전설을 위해 함께 박수를 치기도 했다.
정관장 시절 함께했던 GS칼텍스의 이영택 감독은 비록 상대 팀이지만 꽃다발을 전하며 은퇴를 축하했다. 이 감독은 “송이는 같이 있을 때 주장도 하고 미들블로커로 변신해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 봄에 이미 통화해 고생했다고 이야기해줬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응원하겠다고 했다. 오늘도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 은퇴를 축하한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