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컵대회 부진은 기우였다. 선수가 많이 바뀌면서 특유의 팀 컬러가 사라지는 게 아닌가 했지만 본편에 돌입하니 여전히 끈끈하다. 창원 LG가 특유의 질식 수비를 앞세워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지난 시즌 승리 공식이 고스란히 이어졌다. LG는 지난 1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개막전에서 70-67, 21일 부산 KCC와 경기에서 89-84로 이겼다. 두 경기 모두 가장 중요한 4쿼터에 상대를 압도하며 승기를 잡았다. 가스공사전에서는 4쿼터 20득점·10실점, KCC전에서는 4쿼터 26득점·14실점이었다.

그렇게 경쟁력을 증명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가장 변화의 폭이 큰 팀이라 우려도 컸는데, 결정적인 순간 높아지는 수비 집중력은 여전했다. 8명이 이적 및 군입대했고 8명이 새로 들어왔음에도 조상현 감독 특유의 전술로 강팀 면모를 이어가는 LG다.

특히 KCC전은 슈퍼 에이스에 맞서 거둔 승리라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개막전에서 40점을 폭발한 KCC 디온테 버튼을 영리하게 제어했다. KCC 공격 핵심인 버튼을 공격으로 공략하면서 부담을 줬다. 버튼이 외국인 선수로서 큰 신장이 아닌 만큼 마레이를 앞세워 인사이드를 장악했다.

정인덕, 유기상, 양준석 등 지난 시즌에도 철벽 수비를 담당한 이들이 다시 끈끈하게 상대를 압도했다. 버튼이 17점에 그친 KCC는 사실상 경기가 종료되기 전에 백기를 들었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새로 LG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도 시너지를 낸다면, LG는 공격과 수비에서 두루 만능이 될 수 있다. 컵대회부터 존재감을 증명한 두경민은 지난 두 시즌 동안 LG에 없었던 에이스 핸들러를 기대케 한다. 지난 시즌까지는 4쿼터에 마레이가 막히면 답이 없었는데 두경민이 해결사가 된다면 LG는 수비 외에 공격으로도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아시아쿼터 칼 타마요 또한 청신호다. 높이와 힘, 스피드를 두루 자랑하는 타마요는 예상보다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아직 LG 수비 시스템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은 아니지만 타마요의 좋은 신체 조건과 운동 능력이 LG 포워드 라인에 기둥이 될 가능성이 보인다.

더불어 아직 미개봉인 선수도 있다. 3점슛에 있어 최고로 꼽히는 전성현이다. 11월 복귀 예정인 전성현이 특유의 소나기처럼 퍼붓는 3점슛을 재현한다면, 창원체육관의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이다. LG가 강한 수비 후 속공 3점, 공격 리바운드 후 오픈 3점을 모토로 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전성현이 3점슛을 던질 기회는 충분할 전망이다.

컵대회까지는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선수단 변화의 폭이 너무 컸기에 정규시즌 1, 2라운드가 과도기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LG는 빠르게 컵대회 혼란에서 빠져나왔다. 정규시즌에 들어서자 장점을 되찾았다. 새로 합류한 이들이 힘을 보탠다면, LG는 이번 시즌에도 정상을 노릴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