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이하 ‘더러운 돈’) 촬영이 끝난 건 2019년 3월이었다. 코로나 등으로 개봉이 차일피일 미뤄진 게 무려 5년을 갈 줄을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가 개봉했다. 관객에게 혹여 영화가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진 않을까 우려했다. 물론 기우였다.
김대명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옛날 찍었을 때 생각나서 마음이 몽글몽글했다”라며 “감독도 배우도 모두 다 또래였다. 작품만 바라보고 가고 있는 게 느껴졌다. 영화를 보는데 그때 청춘이 보여서 마음이 뜨끈뜨끈했다”라고 소감을 표했다.
영화는 두 형사가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중국조직의 검은돈 흐름을 포착한 형사 동혁(김대명 분)과 명득(정우 분)은 계획에 없던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이후 경찰과 조직 추적을 동시에 받으며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김대명은 “감독이 소년에서 성장통을 제대로 맞아서 남자가 된 모습이 보여서 좋겠단 주문이 있었다. 멋있어진 게 아니고 죽음을 앞둔 고통을 제대로 느끼고자 했다”며 “촬영이 순서대로 진행됐는데 마지막엔 15㎏ 이상 빠졌다. 지금은 하라 그래도 못 할 거 같다. 촬영이 워낙 힘들기도 했지만, 뛰는 장면도 많아 절로 살이 빠졌다”고 말했다.
‘더러운 돈’은 영화 제목처럼 흡입력 있는 전개가 특징이다. 신인답지 않은 김민수 감독 노련함도 돋보인다. 피를 둘러쓴 김대명의 새로운 얼굴만큼이나 누아르다운 잔혹함과 반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준비가 잘 돼 있는 감독님이었어요. 조감독 생활이나 시나리오 작업도 오래 하셔서 그런지 능력치가 꽤 높으셨어요. 제가 많이 믿고 의지했어요. 명득이 가진 감정을 계산해 볼까 했는데 복잡하더라고요. 감독님하고 얘기하면서 감정이 오는 대로 연기했던 게 솔직하게 나온 거 같아요.”
사고 후 함께 거사를 치른 순경 정훈(조현철 분)이 죽자, 차를 저수지에 버리고 증거를 은닉한다. 입김이 나오는 날씨에 팬티 바람으로 피로 물든 온몸을 씻어내는 장면은 처연하기까지 하다.
김대명은 “그날 매우 추웠다. 혹시 몰라서 뜨거운 물을 데우면서 촬영했다. 컷하면 나와서 뜨거운 몸에 몸을 풀고 나와서 찍고 했다”며 “차도 빠뜨리고 해서 시간이 많지 않아 최대한 집중하면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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