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FC안양 유병훈 감독은 지난 26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6라운드 충북청주FC와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가장 먼저 승점 60 고지를 넘은 안양은 2위 충남아산(승점 54)과 2경기 차로 격차를 벌렸다. 3경기를 남겨둔 채 승점 6 차이로 2위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안양은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지만, 후반 8분 교체로 투입된 야고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낸 뒤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김정현이 밀어 넣어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17분에는 마테우스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안양은 후반 막판 청주의 공세에 고전하기도 했으나 끝까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안양은 지난 4월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승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한때 2위와 격차가 9점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32라운드 서울 이랜드전부터 내리 3경기를 연속 0-1로 패하며 주춤했다. 경쟁자인 서울 이랜드와 충남아산에 무릎을 꿇으며 타격을 받았다. 유 감독도 굉장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선수단도 마찬가지다. 부담감과 압박감이 상당했다.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가 오기도 했고, 핵심 미드필더 김정현은 안면 마비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 사이 주축 자원들의 연이은 부상도 고민거리였다. 주장이지 핵심 수비수 이창용이 쓰러져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김영찬이 수원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청주전도 전반 초반 ‘투혼’을 불태우던 박종현이 쓰러졌다.
그럼에도 안양은 더 이상의 흔들림은 없었다. 35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4-1로 꺾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까다로운 청주 원정도 이겨냈다. 침체했던 선수단 분위기도 한층 고조되고 자신감도 올라왔다.
3연속경기 무득점에 그친 공격진도 완전히 기지개를 켰다. 외국인 공격수 니콜라스가 여전히 침묵하고 있지만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던 유정완이 측면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김운도 강한 전방 압박과 활동량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측면 수비수 김동진과 이태희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이태희는 상대 에이스를 묶는 헌신을 보여주고 있다.
유 감독은 청주전이 끝난 뒤 “승격은 그저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사실상 처음으로 직접 승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선수단에 승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메시지다. 안양은 최근 몇 년간 플레이오프에 꾸준히 진출했지만 승격의 문을 열지 못했다. 이번엔 진짜 승격에 가까워져 가고 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