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송강호가 국내 최초 배구영화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는 2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1승’ 제작보고회에서 “촬영이 끝난지 오래되고 오랜만에 개봉하게 됐다. 설레기도 한다”며 “1승이라는 영화가 관객에게 소개될 수 있어서 설렌다”고 밝혔다.

영화 ‘1승’은 인생에서도 패배 그랜드슬램을 달성 중인 배구선수 출신 감독 우진(송강호 분)이 해체 직전의 프로 여자배구단 핑크스톰 감독을 맡으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새로운 구단주 정원(박정민 분)이 등장해 딱 한번이라도 1승을 하면 상금 20억을 풀겠다는 파격 공약을 내세워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송강호는 “작품을 만나다 보면 진지하고 우리 삶을 깊이 파고드는 작품도 많다. 우리가 그런 걸 떠나서 우리 삶에서 작은 1승을 찾아가는 과정이 소박하지만 의미가 있다”며 “배구 시합으로 표현되지만 알고 보면 우리 인생에서 1승이다. 이런 경쾌한 이야기가 영화로 소개되면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2020~2021년에 촬영됐다. 송강호는 “이 무렵이 ‘기생충’이 다 정리될 무렵이었다”며 “그동안 해온 캐릭터와 작품 성향이 달랐다. 우리가 용기나 행복해질 수 있는 작품이면 어떨까 솔깃했다. 이런 밝은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박정민 장윤주 등 좋은 배우가 캐스팅 돼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개성 강한 작품을 만들어 보자고 해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인생과 배구 선수에서 실패한 우진에 대한 서사도 관심을 보을 전망이다. 송강호는 “김우진이라는 사람은 감독이 사실은 전직 배구선수이자 감독인데, 늘 이렇게 성공보다는 좌절을 많이 겪었던 인물”이라며 “용기도 잃고 자포자기하다 괴짜 구단주 제안에 말려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구단주가 ‘1승=20억’이라는 상금을 제안한다. 송강호는 “처음에는 큰 욕심 안 갖고 있다가 욕심을 내게 된다”며 “팀을 보니 자신과 똑같은 처지다. 선수들이 용기를 잃고 좌절하고 희망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런 선수를 만나면서 스포츠맨십이 발현되고 많은 시행 착오도 겪는다. 나중에는 힘을 합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직접 프로 여자배구를 관전하면서 감독이 가진 특장점을 영화에 녹여냈다. 송강호는 “원래 배구를 좋아한다. 시즌 중이니까 중계 방송도 본다. 선수들을 많이 봐서 친숙한 느낌이다. 감독 모습도 많이 관찰했다. 특정 감독을 모델로 삼았다기 보다 그때 분위기를 많이 참조했다”고 밝혔다.

함께 연기한 배우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송강호는 “박정민이 출연한 ‘파수꾼’부터 광팬이었다. 늘 같이 해보고 싶었다”며 “장윤주는 ‘베테랑’을 통해 자기만이 갖고 있는 개성과 매력을 보였다. 럭비공 같은 매력의 소유자”라고 평가했다.

실제 배구인도 영화에 대거 참여했다. 송강호는 “김세진 감독, 신진신 감독, 한유미 해설위원 등 현직 배구인이 솔선수범해서 나왔다. 배구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쳤다”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어서 헌신해준 마음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삼식이 삼촌’ ‘거미집’ ‘비상선언’ 등 깊고 어두운 작품 속 캐릭터와 다른 모습도 선보인다. 송강호는 “세 작품이 가진 의미가 있지만 캐릭터도 진지하고 억눌려 있다. 그러다 보니 ‘1승’에서 밝은 모습을 오랜만에 연기하는 거라 신났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로서 관객에게 다양하면서 실험적이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흥행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것과 별개로 끊임없는 실험을 배우로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승’이 가진 메시지에 대해서도 짚었다. 송강호는 “1승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100승이 되고 1000승이 된다. 자기 자신과 1승이 필요하다”며 “배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경쾌하게 그렸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나만의 1승을 찾게 될 것이다. 관람하면서 나도 저렇게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거 한 번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1승’은 오는 12월 극장에서 개봉한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