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연매출 2조원 고지를 눈앞에 뒀음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6개월째 이어지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 등 악재가 계속되면서 팬덤의 불매운동까지 이어지지고 있다. 3분기 순이익은 급감했다. ‘공룡 엔터사’ 하이브가 연이은 악재에 휘청거리고 있다.

하이브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5278억원, 영업이익은 54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25.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4억원으로 1년 전보다 98.6%나 급감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 매출 2조원 고지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낙관했다.

그러나 정작 하이브는 지금 웃을 만한 상황이 아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기 때문. 콘텐츠 매출이 63% 이상 뛰는 등 간접 참여형 매출로 선방했으나, 음반·음원(-18.8%), 공연(-14.8%) 등 핵심 분야 하락 폭이 크게 떨어지며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올림픽 개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가요계 양대 산맥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발표한 3분기 경영실적에서는 같은 분기 하이브(14억)보다 10배 이상인 160억의 매출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이브와 마찬가지로 전년 동기 대비 음반, 음원 매출이 감소했으나 공연 확대 및 공연 사업 내재화로 콘서트 및 관련 매출은 증가했다.

4분기에는 하이브의 핵심 IP들의 활동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각오다. 방탄소년단 진이 오는 15일 첫 번째 솔로 앨범인 ‘해피’를 발매하고 3분기 하락했던 음반원 및 공연 매출도 끌어올릴 예정이다. 지난 10월 컴백한 세븐틴은 초동 판매 316만장을 기록하며 트리플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웠고 내년 초까지 월드투어를 연다.

다만 하이브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분쟁, 임원용 보고서인 음원산업 리포트 유출로 인한 내부 팬덤의 불매 운동, 방탄소년단 슈가의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 등이 여전한 악재로 남아 있다.

특히 음원산업 리포트에 타 연예 기획사 아이돌에 대한 품평 등이 노골적으로 담겨 있어 기업 이미지에 직격탄을 입은 것이 컸다. 이와 관련해 소속 아티스트인 세븐틴 부승관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팬덤 불매 움직임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고용노동부 으뜸기업 취소 국회 국민동의 청원까지 나왔다.

연매출 2조원 시대를 열며 상장 4년 만에 ‘엔터 공룡’으로 거듭한 하이브가 장기적인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선 어도어의 정상화와 이미지 개선이 필수적이다.

엔터사업은 가수의 음반·음원, 공연, 광고 활동 성과가 매출과 직결된다. 하이브는 올 8월 새로운 사업전략인 ‘하이브 2.0’을 발표하고 위버스 수익 강화 등 아티스트 활동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에 대한 기대를 내비쳐왔다.

이에 따라 올 10월 위버스는 애플리케이션 구동 시작화면 하단 배너에 광고를 넣고, 유료구독 멤버십을 도입했다. 3분기 위버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970만명으로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90만명이나 감소했다.

리스크로 인한 문제점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결국 엔터사업은 팬들의 민심이 잃으면 동력도 약화된다. 적잖은 기간 하이브엔 브레이크가 걸려 있다. 민 전 대표와의 지속된 갈등으로 뉴진스 팬덤 뿐만 아니라 다른 소속 아티스트들의 팬덤까지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과제가 산적하다.

민 전 대표는 내년 뉴진스의 정규앨범 발매와 월드투어를 예정했다고 밝혔다. 어도어의 정상화로 팬심을 수습하는게 우선적인 과제로 보인다. 이재상 하이브 최고경영자(CEO) 역시 뉴진스와 관련해 “앞으로도 하이브는 뉴진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브가 작금의 위기를 벗어날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