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축구회관=박준범기자] FC안양의 승격에 숨은 공신 중 한 명은 바로 수비수 이태희(32)다.

이태희는 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프로 생활하면서 우승을 이렇게 한 번 해봤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나중에 돌아봤을 때 참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우승과 승격 소감을 말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가 주포지션은 이태희는 올 시즌 안양이 치른 35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그만큼 핵심 수비수로 활약했다. 성남FC를 거쳐 대구FC로 이적하면서 잠시 이름이 잊혀졌는데 올 시즌 다시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태희는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치렀다는 것에 감사하다. 비결보다는 결혼을 했다 보니 가족도 생겼고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 그래서 준비도 철저히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아내도 좋은 얘기를 항상 해준다. 대구에서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장점이나 스타일이 잘 맞지 않았다. 내가 못 한 부분도 있다. 올 시즌에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이태희는 안양에서 K리그1 경험이 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K리그1에서 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라면서 “K리그2로 내려와 보니 올라가기가 참 어렵고 다시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이적보다 승격해서 소속감을 느끼고 승격하니 더 큰 감격스러움이 있다. 또 떨어지지 않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태희는 특히 상대 팀 외국인 선수와 에이스를 밀착마크 하며 안양의 뒷문을 지켜냈다. 그만큼 그의 헌신과 공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태희는 “K리그2도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크더라. 내 포지션에 워낙 좋은 공격수가 많았다”라며 “수비수로서 내가 막으면 승리한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자리를 잡았다. 팀이 이기는 게 좋다 보니 수비적인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 간절하게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라고 책임감을 얘기했다.

1992년생인 이태희는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본다. 1부로 올라가는 만큼, 자기 경험을 후배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위치가 됐다. “아직은 20대인 것 같은데…”라고 말한 이태희는 “나와 띠동갑인 선수가 있더라. 생각이 달라진 건 없고 시간이 빠르고 야속하다”라며 “K리그1에 맞는 레벨을 갖춰야 한다. K리그1 경험이 많지 않은 것 같더라. 어린 선수들에게 감히 조언해줄 수도 있다. 감독님과 함께 잘 준비하면 광주FC 정도는 아니어도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희의 목표도 있다. “부상 없이 뛰는 게 목표”라며 “프로에 온 뒤 파이널 A(6강)에 진출한 게 데뷔 시즌밖에 없더라. 항상 강등권 싸움하거나 조기 잔류 확정을 했다. 워낙 큰 꿈이긴 하지만 노력해보겠다”고 미소 지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