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화천=박준범기자] 수원FC위민 수비수 심서연(35)은 우승으로 누구보다 멋진 ‘피날레’를 장식했다.

심서연은 9일 화천생활체육공원에서 진행된 2024 디벨론 W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끝까지 팀의 뒷문을 지켜내며 우승에 기여했다. 수원FC는 2차전에서 화천KSPO에 1-2로 패했으나 1,2차전 합계 3-2로 웃었다.

심서연은 이미 ‘은퇴’를 예고한 만큼 그의 마지막 경기였다. 더욱이 수원FC 전신인 2010년 수원시시설관리공단에서 입단 첫해에 우승했던 심서연은 또 다른 우승과 함께 마무리하게 됐다. 그는 우승이 확정된 후 눈물을 펑펑 쏟았다.

심서연은 경기가 끝난 뒤 “우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른 말이 필요 없이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끝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뛰면서는 ‘실점하면 안 돼’, ‘지면 안 돼’라고만 생각했다”라며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입단하면서 우승하고 은퇴하는 경기에서 우승했다. 별 2개를 단 사람은 내가 처음이니까 그래서 더 의미가 남다르다”고 감격했다.

심서연이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성치 않은 무릎에 있다. 수원FC위민 박길영 감독은 심서연의 은퇴를 만류했다고 한다. 심서연은 “무릎이 아픈 상태가 상황이 좋지 않다. 1년을 또 하기에는 부담감과 리스크가 있어 (은퇴를) 결정했다. 감독님한테 ‘무릎만 아니면 은퇴를 못 한다’고 말씀드렸다”라고 웃으며 “플레이오프 전까지만 해도 감독님이 합의가 안 됐는데 혼자 결정하느냐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강하게 말씀드렸다”고 은퇴를 선택한 배경을 얘기했다.

심서연은 WK리그는 물론 A대표팀에도 계속해서 이름을 올려왔다. A매치 92경기를 뛰었다. 심서연은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좋았던 날도 힘들었던 날도 좋지 않았던 날도 많았던 것 같다. 그래도 마지막이 중요한 것 같은 데 잘 마무리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더욱이 심서연은 지난 5월 모친상을 당했다. 우승 직후에도 그는 하늘로 떠난 어머니를 떠올렸다. 심서연은 “엄마가 계셨다면 (화천에) 오셨을 것 같다. 가장 먼저 엄마가 생각났고, 기쁘고 자랑스럽게 보고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제 ‘선수’ 심서연은 없다. 또 다른 삶을 향해 나아간다. 그는 “휴식기를 갖고 싶다. 나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라며 “부상으로 내 몸을 돌보지 않았던 시간을 쓰고 싶은 생각이 크다. 제2의 인생을 준비해 볼 생각이다. 다른 일을 하더라도 축구계에는 발을 안 빼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