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박주영 은퇴 선언? 나도 놀랐다.”

울산HD 김판곤 감독은 FC서울 원정에서 박주영을 엔트리에 전격 올린 뒤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은 10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 서울과 원정 경기 출전 엔트리에 박주영을 후보로 올렸다.

플레잉코치 신분인 박주영은 지난 2022년 서울을 떠나 당시 사령탑이던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고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리그 6경기를 뛰었다. 이후 선수보다 코치 구실에 집중했다. 지난해엔 공식전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서울 원정 경기에 깜짝 선수로 복귀하는 건 현역 은퇴를 결심하면서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박주영이 공식적으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하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며 “애초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인) 수원FC와 홈경기에 맞춰 (고별전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이틀 전 늦은 시간에 베테랑과 주장단이 찾아와서 박주영이 서울에서 오래 뛰었으니 인사할 시간을 줬으면 한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고사했다. 김 감독은 “박주영은 끝까지 팀에 불편을 끼치는 것을 우려해 사양했다. 피해주고 싶지 않다더라”며 “다만 동료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베테랑에게 ‘전체의 의견이냐’고 물었다. 어제 훈련 전에 한 번 더 체크를 했고 모든 선수가 다 박주영의 출전을 좋게 생각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치진과 의견을 거쳤고 어젯밤 늦게 구단에도 전했다. 그래서 (박주영의 출전을) 뒤늦게 알리게 됐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박주영이 공식전 출전 엔트리에 포함된 건 울산이 17년 만에 우승 대관식을 한 지난 2022년 10월23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그해 최종전 이후 2년여 만이다. 당시 후반 교체로 투입돼 17분을 소화했다.

지난 2005년 서울에서 프로로 데뷔한 박주영은 AS모나코(프랑스), 아스널(잉글랜드)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한 기간을 제외하고 검붉은 유니폼을 입고 11시즌을 뛰었다. 리그에서만 통산 254경기 65골 21도움을 기록했다.

울산은 박주영이 서울에서 장기간 뛰며 활약한 만큼 이날 최대한 팬과 교감하게 할 예정이다. 전반 종반 교체 투입될 예정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