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청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국방부도 대비태세에 돌입했다.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고 전군에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 강화 지시를 내렸다.

‘1980 서울의 봄’ 이후, 44년만의 비상령이다. 비상계엄 선포시, 국방부장관은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소집하며 전군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 강화에 들어간다. 비상계엄이 발동하면 군사적 통제가 강화된다. 또한 민주주의의 근간인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가 제한된다.

민간인은 통신 및 인터넷 사용이 제한되면 이동에 제약이 생기며 활동의 자유를 침해받고 경제활동도 통제받는다. 필요한 경우 물자와 사유재산, 금융 등을 통제받고 강제귀속된다.

윤 대통령은 계엄령 사유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있다.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사전 예고 없이 긴급하게 이뤄졌다. 국민의힘에서도 계엄 선포는 국민의힘과 사전 상의 없이 이루어진 것이며, 아직 진위 여부에 대해 상황을 파악 중인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사법 업무와 행정업무 마비 및 감사원장과 국방장관 탄핵 시도 등은 국가 기관을 교란하고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며 계엄선포의 이유를 들었다.

이어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에서 한국을 수호하기 위해 종복 세력을 척결한다.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소속 국회의원 전원, 국회로 긴급 소집 명령을 내렸다. 헌법 77조 5항에 따르면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위헌적이고 반국민적인 계엄선포다. 국민 여러분은 국회로 와달라”고 호소하며 “윤 대통령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제 곧 탱크와 장갑차, 총칼을 든 군인들이 이 나라를 지배하게 된다. 이제 ‘검찰 지배국가’에서 ‘군인 지배국가’로 전환될 것이다. 이렇게 방치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신도 윤석열 대통령의 3일 비상계엄 선포를 긴급 속보로 타전했다.

AP통신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야당(민주당)이 북한에 동조하고 반국가 활동으로 정부를 마비시키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윤 대통령이 ‘야당이 반란을 모의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전복하려 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라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윤 대통령이 민주당의 정부 고위 관료들 탄핵 추진과 정부 예산안 거부 등을 이유로 들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 스캔들에 휘말려 있다. 그중 대부분은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아내를 둘러싼 스캔들이고, 야당은 특별 수사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보도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하고 했고 지금 이 순간부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전했다. 또한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일본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통해) 야당과 대결 자세를 분명히 했고, 군이 경계태세 강화에 돌입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국민반응은 여러 갈래로 나뉘지만 황당하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살다살다 계엄 선포까지 경험한다. 2024년 대한민국 맞나, 진짜인가? 허위아닌가?”라는 갸웃부터 국가가 아닌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계엄이 아니냐는 반향도 보인다.

이어 “비상계엄? 내가 이상한건가? 지금 군사가 왜 필요해?”와 “비상계엄선포는 나라가 위험할때하는거 아닌가요? 지금본인 탄핵될까봐 이런식인가요? 국민들 더 화나게 합니까?” 등의 이야기도 보인다.

한편 자정을 넘은 4일, 국회 후문을 통해 공수부대는 진입을 시도했고 국회 직원과 보좌진들이 군 진입을 막으며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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