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 이순재가 KBS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KBS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순재는 지난 11일 방영된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이순재는 KBS2 드라마 ‘개소리’에서 개의 목소리를 듣게 된 원로 배우를 연기했다. 드라마는 자체 최고 시청률 4.6%를 기록했다.
이순재는 무대에 올라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 KBS가 대한민국 방송 역사를 시작한 해가 1961년이다. 우리나라 방송 역사를 시작한 곳에서 활동하다 TBC로 건너갔다가 1980년에 돌아왔다. 많은 작품과 연이 닿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늘 기다리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름답고 귀한 상을 받게 됐다. 60세 먹어도 잘하면 상을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 이 상은 개인의 상이 아니다. ‘개소리’는 소피를 비롯해 수많은 개가 나온다. 개들이 다 자기 몫을 했다. 거제까지 4시간 반씩 20회 이상 왔다 갔다 하며 찍었다.”
이순재는 “가천대 석좌교수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학생들 한 명 한명 다 지도한다”면서 “작품을 정해서 한 학기 동안 연습해 기말에 발표하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 맞더라. 학생들한테 ‘정말 미안하다. 난 교수 자격이 없다’고 했다. 학생들이 ‘염려 마십시오. 가르쳐 주신대로 만들어내겠다’고 하는데 눈물이 나왔다. 그 학생들을 믿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오늘의 결과가 온 것 같다”며 울컥했다.
마지막으로 “보고 계실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고 말하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1934년생인 이순재는 현재 활동 중인 최고령 배우 중 한 명이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극 무대에도 오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으나, 지난해 10월 건강 문제로 공연 중이던 연극 ‘고도를 기다려’를 전면 취소하고 3개월간 휴식을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3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순재는 후배 배우들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올랐지만, 대상 수상자로 호명된 후 후배들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됐지만, 제주항공 참사로 생중계를 취소하고 지난 11일 오후 9시 20분부터 녹화 방송됐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