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예능 프로그램은 무려 23년 만이다. 오컬트 장르의 작품은 첫 출연이다. 배우 송혜교는 2025년이 시작하자마자 도전의 길을 걷는다. 도전을 앞두고 긴장이 감돌 수 있지만, 오히려 배우의 분위기는 더 편안해졌고, 표정은 더 다양해졌다.
예능 프로그램에선 얼굴이 밝다. 심지어 웃기기도 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나 웹예능 ‘강밍경’ 등 그간 참여하지 않았던 프로그램으로 새 얼굴을 보여줬다. 특히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빛났다. “사석에서는 웃기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는 송혜교는 약 30분 넘는 시간 동안 적잖이 웃음을 만들었다. 유재석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수다 떤 이야기, 송승헌과 에피소드, 학교 대신 촬영장을 다녀 더 좋았다는 대목에선 유쾌한 웃음이 나왔다.
또 진솔했다. 고등학교 1학년에 데뷔해 KBS2 ‘가을동화’로 톱스타 반열에 오른 후 20년 넘게 전성기를 유지 중인 그는 오랫동안 무거운 왕관을 감내해야 했다. 수많은 루머의 주인공이었다. 온갖 풍문이 그를 괴롭혔다. 쉽게 공감을 얻기 어려운 고통을 받아들여야 했다. 천천히 이겨낸 과정을 담담하게 털어놓은 지점은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스스로 연기를 잘하지 못했다고 냉정한 평가를 한 지점도 돋보였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2008)을 시작으로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 ‘태양의 후예’(2016) 등 오랫동안 차가운 도시 여자의 이미지를 고수했다. 흥행작은 많았지만, 어느덧 고여가는 이미지가 있었다. 변화의 폭이 좁았다. 스스로 지루함을 느낄 정도였다고도 했다.
변화를 준 작품은 넷플릭스 ‘더 글로리’(2022)다. 학교폭력 피해자로 18년 넘게 복수에 임한 문동은으로 변신을 도모했다.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표정을 발견했다. 결과는 성공, 신드롬을 일으켰다. 엄청난 흥행과 함께 주요 시상식을 휩쓸었다.
연기 도전은 이어진다.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검은 수녀들’로 다시 한 번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장르는 악령이 등장하는 오컬트다. ‘검은 사제들’을 제작한 영화사 집의 작품이다. 주문을 외우고 악령과 싸우는 수녀 유니아로 분한다. 예고편에서부터 이제껏 본 적 없는 송혜교의 복잡한 얼굴이 담겨 있다.
드라마에서 성과는 엄청나지만, 영화에서는 유독 부진했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이 없다. 그래서 더 갈증이 나는 상황이다. ‘검은 수녀들’은 구마 의식을 진행하는 수녀의 이야기, 오컬트 장르를 유독 좋아하는 한국 관객에게 입맛을 다시게 하는 내용이다. 설 연휴 특수를 노리고 충분히 흥행 가능성이 엿보인다. 도전하는 송혜교에게 흥행의 여신이 깃들지 주목된다. intellybeast@sportssoe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