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익살스럽다. 반라로 벗고 민망한 연기도 능숙하게 소화한다. ‘술꾼도시 여자’ 때부터 입증된 최시원의 코미디 연기가 만개했다.

최시원은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에서 음란물 단속 업무를 하는 공무원 정석 역을 맡았다. 야동을 하도 많이봐서 발기부전의 아픔을 느끼는 인물이다. 19금 웹소설을 쓰게 된 단비(박지현 분)를 만나 다시 자신의 지위도 세우고 맡은 일도 단단하게 만든다.

익살스러우면서도 허당기 가득한 인물이기에 밸런스를 갖춘 연기가 필요했다. 최시원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200% 소화하면서 코미디 연기의 진수를 선보였다.

극중에서 단비가 쓴 소설을 보고 잔뜩 상기된 정석이 자신의 아랫도리를 쳐다보는 장면이나, 단비의 “단단해요?”라는 질문에 화들짝 놀라는 장면은 마치 짐 캐리가 연상된다. 특유의 우스꽝스러운 표정 연기는 ‘최시원 표 코미디’라고 정의해도 무방하다.

특히 바지를 내리고 델몬트 병에 자신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에선 코미디를 향한 진심마저 느껴졌다. 최시원의 연기 덕분에 ‘동화지만 청불입니다’는 생소한 소재임에도 유쾌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함께 연기한 박지현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최시원에 대해 “애드리브를 할 때마다 잘 받아줘서 연기가 잘 살았다”며 “아이디어를 좋게 쌓아줘 완성도 있는 작품이 탄생했다”며 칭찬했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 등을 통해 코믹하면서도 인간미 가득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빚어낸 바 있다. ‘그녀는 예뻤다’에선 예상 밖의 ‘발연기’ 코미디로 큰 사랑을 받았고, ‘술꾼도시여자들’에서는 타인의 시선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 마이웨이 라이프를 자연스럽게 그려낸 바 있다. 웃음은 기본 패시브였다.

매 작품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 덕에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상승한다. 최시원은 ‘동화지만 청불입니다’를 시작으로 영화 ‘로비’와 ‘수능, 출제의 비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2’ 등을 연이어 선보인다. 물 오른 연기에 쉼 없이 터지는 코미디 연기를 주무기로 새로운 변신도 보여줄지 이목이 쏠린다. socool@sportsseoul.com